15분마다
리사 스코토라인 지음, 권도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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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하면 손톱을 무의식중에 손톱을 물어뜯거나, 시험이 있는 날은 미역국을 먹지 않는 등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가 하는 행동이 의미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멈추지 못하는 소소한 강박을 지니고 산다. 이런 불안, 강박이 무조건 나쁘다고 할 수는 없지만 평범한 일상을 방해하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소담출판사의 여성 작가 스릴러 소설 시리즈의 두 번째 소설 ‘15분마다’ 기분 탓일까,,, 제목에서부터 강력한 강박을 알린다. 의식적인 행동을 반복하며 일상을 버텨내기에는 터무니없이 짧은 시간 15분, 째깍째깍 초침이 움직이는 환청과 함께 시시각각 조여오는 압박을 느끼며 책장을 편다.

“나는 소시오패스다”
“나는 모든 것을 계획한다. 모든 사람들을 움직이게 하고, 때가 되면 공격하다.”

스스로를 평범하게 보이는 악마, 소시오패스라 칭하고 있는 범인. 평범함으로 포장한 범인은 자신의 계획에 따라 세상을 조정하고 있다.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며 대 놓고 범죄를 저지르는 사이코패스 보다 어쩌면 더 문제일 수 있는 소시오패스의 서늘함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평범한 일상 속에 자신을 감춘 채 서서히 주변을 잠식하는 괴물 같은 범죄현장을...

"나는 감정이 없다. 사랑이나 미움, 좋아하는 것이나 싫어하는 것이 없다. 심지어 페이스북에서 '좋아요'나 '싫어요'도 누르지 않는다. 하지만 페이스북 계정은 있고, 친구들도 제법 많다. 관심이 있냐고? 사실 나는 그들이 내 친구라는 사실이 웃기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내가 누군지 모르기 때문이다. 내 얼굴은 가면이다. 나는 내 생각을 숨긴다." (p.13)

하나뿐인 딸 해나와 치료하고 있는 환자밖에 모르는 해브메이어 종합병원의 정신과 의사 에릭 패리쉬. 이혼 후 혼자 살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가족을 그리워하며 해나의 우선 양육권 문제로 전처 케이틀린과 다툼을 계속하고 있다. 그럼에도 환자들에 대한 사명감으로 가득 찬 에릭은 자신이 책임지고 있는 환자들에게 최선을 다하고 있던 중 죽음을 앞둔 할머니를 간호하고 있는 소년 맥스의 상담을 시작하게 된다.

"여느 훌륭한 아버지처럼 자네 자신에게 집중하는 걸 멈추고, 해나를 최우선으로 여기기 시작한 거지. 아서가 잠시 말을 멈췄다. 해나는 자네에게 삶의 의미와 이전까지 없었던 차원을 선사했어. 난 해나가 자네의 병을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해. 마찬가지로 해나가 건강하게 살아가는 데 자네가 도움이 되는 거고, 자네와 해나를 묶어주고 있는 건 불안이 아니야. 사랑이지" (p.128)

이제 곧 세상에서 믿을 수 있었던 단 한 사람이었던 할머니를 잃을 지도 모른다는 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맥스, 더군다나 소년은 15분마다 의식을 행하는 강박 증상까지 보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좋아하는 소녀 르네에 대한 과도한 집착을 보이기까지 한다. 상담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맥스의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소년은 극도의 불안을 보이며 에릭을 찾는다.

철부지 같은 엄마의 자극으로 불안에 떨던 소년은 가출을 감행하고, 에릭은 맥스가 자살을 시도하거나 집착하고 있던 르네를 해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맥스를 찾아 나서지만,,, 그의 행동을 예상하고 있던 것처럼 르네가 살해당하고 맥스는 쇼핑센터에서 인질극을 시도하기에 이른다.

모든 정황은 에릭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의사로서의 신념과 자신의 결백의 사이에서 갈등하던 그는 직접 르네를 살해한 범인을 찾아 나선다,,, 잘 짜인 시나리오에 맞춰 조정당하는 듯한 기분을 지울 수 없다. 모든 것을 계획하며, 모든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나’는 과연 누구일까,,, 이 사람일까? 생각이 들 때쯤 등장하는 예상하지 못했던 빌런들로 말미암아 ‘나’를 찾는 일은 점점 더 미궁으로 빠져든다.

결코 적지 않은 분량임에도 끝까지 손을 놓을 수 없는 극강의 몰입감과 함께 스릴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백퍼 만족할 만한 기가 막힌 반전을 선사하며 에릭과 소시오패스 ‘나’의 대치는 마무리된다.

[ 네이버카페 소담북스 꼼꼼평가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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