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 길을 잃다
엘리자베스 톰슨 지음, 김영옥 옮김 / 하빌리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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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낭만이 가득한 도시 파리! 에펠탑과 세느강이 흐르는 파리에 있는 것만으로도 로맨틱한 일이 생길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가득한 도시! 나에게 파리는 간질간질하고 로맨틱한 분위기 덕분에 좋아하는 드라마나 영화의 배경인 경우가 많은 도시다. 때문에 백마 탄 왕자와 가난한 신데렐라가 등장하는 뻔한 클리셰와 지금 생각해도 오글오글한 로맨틱 명대사 ‘애기야 가자!’와 ‘이 안에 너 있다!’를 남기고 떠난 ‘파리의 연인’을 처음부터 끝까지 본방 사수하기도 했다. 아무튼, 이렇게 로맨틱한 도시 파리에서 길 좀 잃어버리는 게 뭐가 대수겠냐는 생각과 어쩌면 길을 잃어서 좀 더 로맨틱해지지 않을까 하는 상상의 나래와 함께 파리 여행을 시작해 본다.

런던에서 제인 오스틴 테마여행의 투어가이드로 일하고 일하고 있는 해나. 다른 때보다 개성 강한 투어 참여자들을 케어하느라 지쳐있는 탓에 이번 투어가 끝나고 기다리고 있는 휴가가 절실하다. 이런 그녀의 달콤한 휴식을 방해하고 싶은 신의 심술이었는지 지친그녀에게 사고뭉치 엄마 밀라가 런던으로 들이닥쳤다는 날벼락 같은 소식이 날아든다.

해나의 달콤한 휴식과 연말을 일부러 방해하기 위해 기다렸던 것처럼 증조할머니가 남긴 – 어쩌면 누가 살고 있을지도 모르는 - 파리의 아파트 문서와 낡은 열쇠 그리고 오래된 유명 작가의 부고 기사 스크랩를 들고 해나를 찾아온 철부지 엄마. 엄마의 고집과 연말파티의 사소한 오해를 에너지로 해나와 밀라는 파리의 아파트를 찾아 나서고,,,

불행 중 다행인지 증조할머니가 남겨주신 파리의 아파트는 몇십 년 묵은 먼지와 거미줄에 점령당한 채 그녀들을 기다리고 있다. 낡은 아파트를 팔아치우고 엄마와 헤어지고 싶은 해나와 파리의 아파트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 싶은 엄마. 어릴 적 경험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쉽게 마음을 열지 않는 해나와 충동적인 엄마는 로맨틱한 도시 파리에서 그녀들의 꿈을 다시 꿀 수 있을까,,,

“여러 마디 하지 않겠습니다. 위대한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말로 대신하겠습니다. ‘충분한 행운이 따라 주어 파리에서 인생의 한때를 보낼 수 있다면... 남은 일생 동안 당신이 어디를 가든 파리는 마치 움직이는 축제처럼 당신 곁에 함께할 겁니다.’ 비록 파리에 여행 목적으로 잠깐 들렀다 하더라도 집에 가서도 잊지 않도록 마음 한 켠에 파리를 한 조각 들고 돌아가시길 바랍니다.” (p.428~429)

파리에서의 로맨틱한 새출발을 두려워하는 해나를 설득하듯 할머니의 비밀을 간직한 그림과 오래된 일기장이 발견되고 해나와 엄마는 각자의 방식으로 할머니의 비밀에 다가가기 시작한다. 할머니의 오래된 일기장이 전한 마법이었을까,,, 조금씩 엄마에게 마음을 열어가는 해나에게 다소 충동적이지만 그녀만의 방법으로 해나를 사랑하고 있던 엄마의 진심과 함께 1920년대의 파리와 현재의 파리가 교차되며 이어지는 로맨틱한 그녀들의 모험담이 흥미롭다.

흔히 딸과 엄마의 관계를 ‘애증’의 관계라 말한다. 서로룰 가장 잘 알지만 서로를 가장 못마땅해하기도 하면서 세월이 흐를수록 끈끈한 친구같은 유대감을 쌓아가는 모녀의 일상에 대한 공감과 더불어 바람 따라 햇살 따라 아무 계획 없이 발길이 머무는 곳의 분위기에 흠뻑 취할 수 있는 로맨틱한 여행이 그리워지는 시간이었다.

“엄마와 나는 우리의 관계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 사이는 새해 전야에 엄마가 내 런던 아파트 현관에 도착했던 때와는 정말 많이 달라졌다. 물론 대부분의 모녀지간처럼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다. 하지만 파리에서 길을 잃었던 첫날이 윌가 각자의 자아를 찾고 서로에게 다가가는 첫걸음이었다는 사실만큼은 결코 변하지 않을 것이다.” (p.000)

[ 네이버카페 컬처불름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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