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엑세쿠탄스 1
이문열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이문열 작가의 작품을 읽으며 성장기를 보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반향을 불러일으키는 책을 다수 펴낸 작가다. 나 역시 어릴 적 이문열 작가의 공백 후 복귀작으로 알려진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읽고 사춘기 치기로 엄석대로 표현되는 부패한 권력의 무상함을 어쭙잖게 논하기도 했었다. 지금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서 무슨 용기로 그랬었는지,,, 지금 생각하면 매우 부끄러운 기억이 아닐 수 없다.

사실 이문열 작가의 책은 조금 어렵다. 가벼운 범죄 스릴러를 즐겨읽는 편파적인 독서 성향을 가진 내가 일부러 찾아 읽기에는 굉장히 무겁다. 그럼에도 이문열 작가의 작품에 손이 가는 걸 보면 작가와 작품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무의식에 많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2006년 첫 출간 후 재발간 된 호모 엑세쿠탄스는 - 기독교인이 아닌 사람들은 대다수 같은 어려움을 느꼈던?? - 사람의 아들의 후속작에 해당하는 장편소설로 알려져 있다. 때문인지 역시,,, 기독교적 성향이 간단히 묻어나서 책장이 더디 넘어간다. 초월적인 존재들을 처형하는 인간이라,,, 처형하는 것이 인간을 특징짓는 속성이 될 수 있을까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무거운 주제다.

우리나라 민주화의 주역이자 경제부흥기 핵심 권력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386세대(60년대 출생, 80년대 학번)를 주인공으로 서사는 시작된다. 학창 시절 함께 민주화 운동을 했던 후배이자 연인이었던 정화가 안정된 일상을 뒤로하고 투쟁을 외치며 집을 나갔지만, 성민은 여전히 증권사의 과장으로 일상을 살고 있다. 널뛰는 증시를 미친개로 부르며 직장동료들과의 가벼운 일탈로 스트레스를 털어낸다.

그렇게 평온한 일상을 이어가던 중 동료들과 함께 찾은 나이트클럽에서 마리라는 이름의 노랑머리 여성을 만나고 홀린 듯 하룻밤을 보낸 후 알 수 없는 환청과 e-mail이 성민을 괴롭히고 급기야 이해할 수 없는 주식매매 사고로 권고사직에 직면하고,,,

정치는 무관심론자고 종교는 무교인지라 정치와 종교를 함께 아우르고 있는 이문열 작가의 호모 엑세쿠탄스를 제대로 이해했다고 – 절대로 – 말할 수 없다. 역시나 무거운 주제였고 역시나 어려운 책이었다. 이제 막 1권을 끝낸 후의 무게감 덕분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2권으로 이어가겠다는 장담을 할 수 없는 것이 솔직한 마음이다.

[ 네이버카페 책과콩나무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

#호모엑세쿠탄스 #이문열 #알에이치코리아 #책과콩나무 #서평단 #처형하는인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