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티켓
조 R. 랜스데일 지음, 박미영 옮김 / 황금가지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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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척기 미국의 서부극 같은 배경이 저절로 그려진다. 흙먼지 흩날리는 광야는 절대 선도 절대 악도 없이 그저 방아쇠를 먼저 당기는 사람이 살아남을 뿐이다.

열여섯 소년 잭 파커는 알 수 없는 이로부터 옮겨진 천연두로 인해 순식간에 부모를 잃고 여동생과 남겨지고, 어린 남매를 돌볼 의지가 없었던 할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유산으로 남겨질 재산과 함께 고모할머니의 집으로 향한다.

한번 시작된 불행은 끝이 없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처럼 질병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은 어린 남매는 사소한 시비로부터 시작된 싸움으로 말미암아 유일하게 의지하고 있던 할아버지조차 유명을 달리하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갑자기 불어닥친 회오리는 그들을 뿔뿔이 흩어놓기에 이른다.

구사일생으로 깨어난 잭은 여동생 롤라가 사라진 것을 알게 되지만 그를 도와주리라고 믿었던 보안관은 이미 싸늘한 주검이 되었고 악당들은 마을을 초토화 시킨 채 롤라와 함께 사라져버렸다. 아무도 믿을 수 없는 잭은 스스로 동생 롤라를 찾기로 결심하고 그를 도와줄 이들을 만나지만,,,

할아버지가 남겨주신 유산으로 롤라를 찾기 위해 고용한 쇼티와 유스터스는 롤라와 함께 사라진 악당과 크게 다르지 않다. 오로지 돈을 벌기 위해 시체를 훼손하고, 무덤을 파헤치고 살인을 계획하기도 한다. 지금까지 잭의 신념과는 너무나 다른 이들 그럼에도 잭은 롤라를 구하기 위해서 그들을 선택할 수 밖에 없다.

"천만에. 행위는 의식적으로 입과 눈을 움직이고, 의도적으로 말투를 꾸미는 거지. 네가 내 표정을 보고 걱정이 될 수는 있겠지만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려면 물어봐야 하잖아. 행동은 네가 실제로 하는 거고. 입으로 하는 말 말고 몸으로 하는 일. 중요한 상황에선 그게 진리라고." (p.107)

난쟁이로 태어난 것도 모자라 아버지라는 작자는 자식을 서커스단에 팔아버리기까지 하는 험난한 인생을 살아온 쇼티, 악행을 서슴없이 저지르는 것 같지만 사실은 약속을 지키지 않는 백인들에 대한 복수를 행할 뿐인 혼혈 유색인 유스터스 그리고 코만치 부족에게 가족을 잃은 윈튼보안관까지 잭의 여정을 함께하는 이들의 인생 굴곡이 안쓰럽기까지 하다.

할아버지를 죽이고 동생 롤라를 납치한 악당들에 대한 복수가 아니라 단지, 롤라의 구축이 목적이었던 잭은 시간이 흐를수록 선악에 대한 기준이 무너짐을 느낀다. 기독교인으로의 신념에 위기를 느끼는 잭은 그들과 함께 무사히 롤라를 찾을 수 있을 것인가...

한 번쯤 연민을 느끼게 하는 사연을 지닌 평범하지 않은 이들이 함께하는 여정은 한 편의 서부영화 같은 인상을 남긴다. 정의의 깃발을 휘두르며 정의를 이야기하는 이들이 진정한 정의를 이야기하고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 네이버카페 몽실북클럽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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