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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몰래 확 까칠해진 나 - 내 삶을 해치는 충동적 감정 다스리기
한효신 지음 / 롱테일 오딧세이(Longtail Odyssey) / 2022년 4월
평점 :
사람이 나이가 들수록 너그러워져야 하는데 나한테는 딴 세상 이야기다. 반백 가까이 살아온 세월이 무상하게도 요즘엔 아주 작은 일에도 노염을 탄다. 파르르 화를 내고 나서 아차! 싶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어차피 화를 내도 소용없는 일인 걸 알면서도 잠깐을 참지 못하는 이유가 뭘까,,, 아무튼 요즘은 코로나만 창궐하는 게 아니라 내 안의 노여움도 사그라들 줄 모르고 창궐하고 있는 안타까운 시기다.
완전 공감 가는 제목 "나도 몰래 확 까칠해진 나"에 반색하며 책을 집어 들고 표지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어허~ 딱 내 모습이다! 남편과 아이들은 '대체 어쩌라고?!'를 외치며 내 눈치만 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진심을 담은 미간의 찌푸림은 펴질 줄을 모른다. 아직 쓰레기통을 걷어차는 경지에 이르지는 않았으나 조만간 쓰레기통쯤 시원하게 차버리는 시기가 올지도 모르겠다.
살짝 지루한 프롤로그 - 프롤로그라고 하기엔 좀 길다, 이론적인 내용을 듬뿍 담고 있는지라 어렵기까지 하다 - 를 지나 첫 번째 챕터 "사방천지에서 꿈틀거리는 짜증 바이러스"에서 피식 웃음이 세어 나온다. '맞다! 내가 화를 내고 있지만 그건 내 탓이 아니라(?) 사방천지에서 나를 공격하는 짜증 바이러스 때문이야!'하는 말도 안 되는 핑계를 엮어본다. 한효신작가님 심리치유 에세이를 쓰실 게 아니라 작명소를 하셨어야 하는 분인가 보다. 살짝 어려운 책 중간중간 완독을 포기하지 말라는 미끼를 제목으로 던져놓으셨다. ^^;;
감정이 차고 넘치는 유일한 생명체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감정에 잠식당하는 생명체가 인간이다. 무수히 많은 행복하고 따뜻한 감정은 필터링도 없이 사라지기 일쑤지만 노여움과 분노는 빠르기는 KTX요, 거북이 못지않은 생명력으로 늘 나를 괴롭힌다. 희로애락이 있는 게 아니라 기쁨과 즐거움은 생략하고 노여움과 슬픔만 있다고나 할까,,, 아무튼 정신 차리고 나면 분노를 내뿜는 나를 발견하는 게 어렵지 않으니 말이다.
자 이제, 짜증 바이러스를 물리칠 수 있는 꼼짝 마 백신을 찾아보자. 미움은 용서라는 백신으로, 고단하게 하는 넓은 관계보다는 진짜 친구 딱 한 명만, 적당한 거리를 둔 공감과 에너지를 채울 수 있는 충분한 잠 그리고 오로지 나만을 위한 여유의 백신까지 나도 모르게 확 까칠해진 나를 다독일 수 있는 사람은 오로지 '나'밖에 없음을 잊지 말아야겠다.
쉽게 술술 읽히는 책은 아니었지만, 제목만 읽어도 '이럴 수도 있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심리치유 에세이였다.
"모름지기 분노라는 악마의 성정을 다스리기 위해서는 '독서와 사색'을 통해 생각의 수준을 높이는 한편, '성찰과 명상'을 통해 충동적 감정을 절제하는 힘을 키워야 한다." (p.246)
[ 네이버카페 책과콩나무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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