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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발의 세계사 - 왜 우리는 작은 천 조각에 목숨을 바치는가
팀 마샬 지음, 김승욱 옮김 / 푸른숲 / 2022년 1월
평점 :
절판
인류의 태생부터 지금까지 공동체에 소속되고자 하는 욕구는 살아남기 위한 생존욕구 만큼 강렬한 욕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집단에 소속되어 내가 속한 집단을 제외한 다른 집단을 경계하며 공동체를 지켜낸다. 유달리 역사와 지리과목에 취약한 편이다. 암기 보다는 이해하는 편이 성향에 맞다고 변명아닌 변명과 함께 버티고 있지만, 시차를 달리하며 비슷하게 반복되는 사건과 지리적 위치를 함께 기억하는 것이 주된 역사와 지리는 좀처럼 나에게 곁을 내어주지 않는 애증의 영역이다.
특히나 - 끔찍할 정도로 비슷한 색과 모양을 지니고 있는 - 유럽의 깃발은 외우려고 시도 조차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30여년간 국제이슈와 외교문제를 다루었던 언론인의 시각으로 각국의 깃발을 재해석한 '깃발의 정치학'이라는 소개글에 이끌려 읽어보기로 한다.
일상의 곳곳에 산재해 있는 깃발의 결집력은 실로 대단하다 하겠다. 중요한 장소의 정중앙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당연하고 국가를 대표하는 모든 곳에서 영롱한 빛을 발하며 위용을 뽐낸다. 특히나 요즘같은 올림픽 기간에는 전 국민이 애국자가 되어 시상대에 태극기가 올라가는 순간 눈시울을 붉히기 일쑤다. 우리는 도대체 왜 이 작은 천 조각 - 국기에 대한 격을 너무 낮춘거 아닐까 싶기도 하지만, 작지만 강한 국기의 힘이 극적으로 표현되는 느낌이기도 하다 - 에 매달리고 있는 걸까,,, 어릴적 매일 6시 국기 하강식을 경험하고, 국기에 대한 맹세를 자연스럽게 외우며 자란 세대의 한사람으로 작은 천 조각이 지닌 무게를 가늠해 보고자 한다.
911 테러현장에 꽂힌 성조기를 시작으로, 많은 식민지 때문에 태양이 지지 않는 나라라 불리우던 영국의 유니언잭, 유럽의 정체성 - 도무지 구분이 안가는 - 십자가와 십자군을 담고 있는 유럽의 깃발 그리고 끊이지 않는 분쟁으로 공포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IS위 깃발과 천양지차인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한국과 북한의 깃발을 담은 아시아 여러나라의 국기와 적십자, 나토, LGBT의 무지개 깃발까지 셀 수 없이 많은 깃발이 내포하고 있는 상징을 연결되어 있는 이슈들과 함께 어렵지 않게, 가볍게 읽어낼 수 있도록 풀어낸다.
여전히 세계사도 역사도 지리도 애정하지는 못하겠지만 그럼에도 한뼘쯤 유식해진것같은 착각에 빠질 수 있는 시간이었다. ^^;;
"깃발은 상징이고 디자인이다. 깃발의 이름과 유래에서부터 장식적인 디테일까지 꼼꼼히 '짚으면서 저자가 펼쳐 보이는 것은 그 상징에 스며 있는 역사와 민족과 정치적 간동과 분쟁과 평화외 혁명의 이야기다. 말 그대로 깃발을 통해 들어다보는 세계사, 그리고 현재의 세계인 셈이다." 구정은(국제 전문 저널리스트)
[ 네이버카페 몽실북클럽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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