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승총을 가진 사나이 by 박해로

화승총을 가진 사나이 - 조선을 뒤흔든 예언서, <귀경잡록>이야기
박해로 지음 / 북오션 / 2022년 1월

한국 오컬트 소설의 대표주자 박해로 작가의 우주적 공포소설을 표방하는 귀경잡록 시리즈. 지난해 전율의 환각을 재미있게 읽은데 이어 두 번째 시리즈로 화승총을 가진 사나이를 만났다. 뭐랄까~ 가면 뒤에 표정을 감추고 있는 듯한 표지의 섬뜩한 눈 맞춤과 함께 섭주에서 펼쳐지는 원린자의 활약(?)을 기대하며 읽기 시작한다.

어느 날 갑자기 사람들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하나같이 힘도 세고 건장한 체격을 가진 젊은이들이었으며, 이들은 모두 사라지기 전 기이한 꿈을 꾸고 육십오능음양군자에게 불음을 받았다는 말을 전한다. 사라지는 사람들을 찾기 위해 나선 포도청 종사관들. 사라진 이들의 공통점을 쫓던 중 이들이 사라지는 이유가 귀경잡록에 있음을 알게 되고,,, 드디어 비밀에 한걸음 다가가지만 믿을 수 없는 섬광을 남기고 사라지는 사나이를 맞닥뜨리게 된다. 그리고 이어지는 반란, '존비일신'이라 불리는 병사들은 결코 쓰러지지 않는 불사의 몸으로 공포를 불러일으킨다. 인간의 욕심으로 말미암아 일어난 공포는 인간의 선택으로 잠재워지지만 어느 순간 또다시 등장할지 모르는 공포라 하겠다.

화승총을 가진 사나이가 사특한 반란을 꿈꾸는 인간의 욕심으로 잠든 원린자를 불러왔다면, 두 번째 이야기 암행어사는 양반들의 횡포와 인간의 욕망으로 인한 공포를 보여준다. 집안의 배경을 믿고 철없는 행동을 일삼는 섭주의 현령 이응수는 넘치는 정욕을 풀기 위해 신분을 숨긴 채 귀경잡록을 연구하는 모임 토린결에 가입하지만 우연히 벌어진 언쟁으로 얼굴을 보이는 실수를 하게 되고,,, 육십오능음양군자의 장난인 걸까 토린결에 가입한 사실을 꽁꽁 감추고 있는 이웅수앞에 함께 언쟁을 벌였던 말뚝이탈의 주인공이 암행어사로 나타나고 모든 비밀이 밝혀지는 것이 두려운 이응수는 또 다른 범죄를 저지르는데,,,

예나 지금이나 하지 말라는 일이나 보지 말라는 책이나 부르지 말라는 노래는 왜 그렇게 궁금하고 보고 싶고 부르고 싶은 건지,,, 사람은 근본적으로 청개구리 심보를 가졌나 보다. '귀경잡록' 또한 많은 이들에게 궁금증을 유발하지만 건국신화를 부정하고 백성들을 미혹시킨다는 이유로 금서로 지정된 예언서지만, 많은 이들이 사특한 욕망을 채우기 위해서 귀경잡록을 찾는다. 하지만, 귀경잡록은 그들의 사특한 욕심은 채워줄 수 없다는 듯 기이한 모습으로 그들을 응징한다.

[ 네이버카페 몽실북클럽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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