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숨 - 혼자하는 숨바꼭질
전건우 외 지음 / 북오션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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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넷플릭스에서 스트리밍된 오징어게임 덕분에 잊고 있던 어린시절 추억의 놀이들이 다시금 회자되고 있다. 광풍에 가까운 달고나 게임은 설탕 한스푼에 베이킹소다를 조금 넣어 부풀린 달고나가 5~6천원의 어마무시한 가격에 팔리기도 하고, 웃프게도 틴케이스에 곱게 포장된 귀한 몸이 되기도 한다. 아무튼, 틈새를 노린 상술도 있지만 어린시절의 향수를 불러오기엔 조금의 부족함도 없었다.

오징어게임의 열풍이 사그라질즈음 읽게 된 '혼숨:혼자하는 숨바꼭질', 어허~ 숨는 사람과 찾을 사람이 있어야하는데 혼자하는 숨바꼭질이라니~ 왠지 오싹해지면서도 궁금해지는 제목이다. 보이지 않는 누군가와 함께하는 숨바꼭질이려나,,, 살짝 긴장한채 읽기 시작한다.

[ 얼음땡 by 전건우 ]

나이 마흔 변변한 직업도 없이 사채업자에게 쫓기고 있는 조상우. 더이상 버틸힘이 없던 상우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순간, 어린시절 함께 놀던 친구들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끝나지않았던 '얼음땡' 놀이가 다시 시작된다. 산 채로 얼음이 되어가는 친구들을 살리기 위해선 마지막 한 사람까지 전부 깨워야 한다! 과연 그는 극단적 선택의 순간 친구들을 살리고 스스로도 살아서 게임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30년간 끝나지 않은 게임의 무게가 결코 가볍지않다.

"나는 조용히 중얼거렸다. "얼음." 모든 게 암흑 속으로 사라졌다." (p.54)

[ 혼숨 by 홍정기 ]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마지막 술래가 되어 어둑해진 운동당에 홀로 남은 이레. 겁에 질려 '못찾겠다 꾀꼬리!'를 외치지만 그에게 다가온 이는 친구가 아닌 죽은 자의 그림자였다. 어릴적 공포스러운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는 이레는 영원한 술래처럼 불량스러운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데,,, 무자비한 학폭 친구들의 강압에 못이겨 귀신과 숨바꼭질을 하게 된 이레는 목숨을 건 복수를 계획한다.

"가해자에서 피해자로 뒤바뀐 심정을 죽은 뒤에야 느끼다니. 이보다 잔인한 형벌이 어디 있겠는가. 목숨을 건 숨바꼭질도. 혼자만의 숨바꼭질도. 이것으로 마지막이기를. 영원히 중 3으로 남아 울부짖을 놈들을 생각하며 홀로 각오를 다진다." (p.119)

[ 야, 놀자! by 양수련 ]

40년만에 어릴적 친구 윤으로부터 병문안을 부탁받은 혁. 윤과 친구였던 혁의 첫사랑 묘이의 소식을 들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설레임에 한껏 멋을 부리고 윤을 찾았지만, 죽음을 앞둔 그녀는 묘이의 소식이 아닌 알 수 없는 그 시절의 이야기만을 남기고, 얼마지나지 않아 죽음을 맞은 윤은 어린시절 빠져들었던 묘 뺏기 게임과 그의 첫사랑 우윳빛 피부의 묘이의 섬뜻한 비밀을 알게되는데,,,

"오늘은 그만 놀고 내일 또 놀자. 같이 있던 아이들이 떠난 숲에서 옛 친구들의 목소리가 들려 왔다." (p.199)

[ 불망비 by 조동신 ]

지방의 작은 도시에서 열린 민속놀이 축제. 비석치기 축제장에서 의문의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사망자 정두수와 비석치기 게임에 참여했던 이다연과 최한나는 범인으로 몰린다. 다연과 한나의 가족은 억울함을 호소하며 탐정 조대현에게 사건추리를 의뢰하고,,, 비석치기 게임의 룰을 알아가던 그는 아주 작은 실마리로부터 예상하지 못했던 범인을 찾아낸다. 덕을 칭송한는 송덕비(頌德碑)가 되기도, 사랑을 남긴다는 유애비(遺愛碑)가 되기도, 잊지않겠다는 불망비(不忘碑)가 되기도 하는 날아가는 돌(飛石)이 되어버린 돌기둥(碑石) 선정비와 함께,,,

"성수철이 정두수에게 던진 망, 즉 비석은 불망비가 된 셈이다. 모든 범죄가 그렇긴 하지만, 이번 일도 마음이 씁쓸해졌다.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조대현은 어디선가 주운 듯한 돌을 아무 데나 던졌다." (p.271)

으스스 하지만 다음 이야기가 너무나 궁금했던 어린시절 할머니가 조용조용 들려주시던 귀신이야기, 눈만 살짝 내놓고 보던 전설의 고향 같은 장르문학 작가의 네 작품을 어린시절 그 때처럼 눈만 빼꼼 내놓고 만나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 네이버카페 몽실북클럽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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