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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그렇다고 - 그냥 사람 사는 이야기
짧은대본 지음, 아리 그림 / 포르체 / 2021년 12월
평점 :
가끔 상대를 조용히 들여다 보기만 할 때가 있다. 그럴때면 대부분 그가 나에게 묻는다. ‘왜?’,,, 그리고 나는 대답한다. ‘그냥...’ 하고 싶은 말이 있지만,,,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알 수 없을 때가 있다. 그저 ‘그냥’이라는 말로 지금의 상황을 갈무리한다.
유튜브를 많이 보지 않는 편이라 이번 책을 읽으면서 유튜브 웹드라마 채널 짧은대본을 알게되었다. 대학 캠퍼스를 배경으로 현실에 꼭 있을 법한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를 풀어내며 웹드라마를 ‘그냥, 그렇다고’라는 문장으로 마무리 한다. 현실감 있는 이야기와 등장인물이기 때문에 공감을 유발하며 할 수 있는 마지막 문장이 아닐까 싶다는 생각과 함께 편당 15분 내외의 드라마를 하나 씩 꾹꾹 눌러보게 된다.
짧지만 공감가는 문장과 부담스럽게 예쁘지 않은 주인공의 풍부한 표정을 담은 아리 작가님의 일러 덕분에 ‘맞다, 나라도 이런 상황이라면 저렇게 답을 할 수 밖에 없겠구나’ 하면서 주인공의 감정에 한껏 이입 된다.
가야 하는 사람
"내가 더 보고 싶으니까 그 사람한테 가고,
내가 더 사랑하니까 먼저 연락하고.
나는 그 사람한테 가야 되는 거고,
그 사람은 나한테 와주는 거래요."
[ 그냥, 그렇다고 by 짧은대본 p.97 ]
‘아무 페이지나 열어봐도 좋은 책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저자의 말처럼 그냥 그런 기분일 때 아무 페이지나 열어봐도 가만히 나를 보듬어 줄 수 있을 것 같은 책이라고나 할까,,, 남녀의 사랑만이 아니라, 정말 친하지만 거리감이 느껴지는 친구와의 사랑, 감정이 담겨야 하지만 기계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과의 건조한 사랑까지,,, 우리 모두의 각자의 사랑을 담담히 풀어낸다.
보통 사람들의 보통의 사랑과 보통의 일상. 이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일이 평범해지는 일이라는 말이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스로를 보통이나 평범의 범주에 넣고 있지만 중년의 나이가 되고보니 보통의 평범함의 어려움을 알게 된다. 평범하지 않은 나라서 보통같지 않은 나라서 다른 이들의 보통의 사랑과 보통의 일상을 들여다보며 위안을 삼게 된다. 그저 조금 특별하지만 그 어렵다는 보통의 일상을 살아내고 있다고 안위하면서 말이다.
있는 그대로를 좋아한다는 말은
"사랑, 이게 단어만 들으면 추상적일 거 같지?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추상화도 물감 붓칠 작업은 구체적일 수밖에 없어.생각해봐. 너를 그리는 사람이 널 대충 보지는 않을 거 아냐. 오목조목 다 뜯어보지. 단점도 모두 장점으로 봐주는 게 사랑인 거지. 있는 그대로의 나를 봐주는 거?"
[ 그냥, 그렇다고 by 짧은대본 p.140]
[ 네이버카페 책과콩나무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