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문관 - 국내 최초 군대폭력 테마소설집
윤자영 외 지음 / 북오션 / 2021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고문관(考文館) 본래 자문에 응하여 의견을 말하는 직책을 맡은 관리를 뜻하나, 해당 의미보다는 군 생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장병을 일컫는 의미로 쓰이는 경우가 훨씬 많다. 군대 용어느낌이 강한 단어지만 성인 남성 대부분이 군대를 다녀오는 한국 사회 구조상 각종 조직 단체에서 관리가 필요한 사람 등을 부르는 은어로 종종 사용된다. (나무위키 편집)


최근 넷플릭스에서 정해인 주연으로 탈영병들을 잡는 군무 이탈 체포조(D.P.)를 주제로한 웹드라마가 성황리에 방영되었다. 군대문화에는 조금도 관심없었던 나 조차도 D,P.를 검색해 볼 정도였으니 죽을때까지 군대문화에 열광 – 남자들은 도대체 왜?! 군대와 축구에 정신을 못차리는 건지 남편과 아들 둘을 둔 여자사람이지만 여전히 이해할 수가 없다 -하는 남자들에게 인생드라마로 등극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하겠다.


아니나 다를까 ‘고문관’이라는 책 제목만 보고도 주변의 남자들이 ‘고문관’이 뭔지는 알고 읽는 거냐며 격한 반응을 보인다. 책을 읽기 전 눈에 들어온 ‘군필자는 재입대 악몽 주의!’ 문구가 체감되지 않는데, 역시 내가 여자사람이라서 그런 모양이다. 요즘 군대는 군대도 아니라고 말하지만 여전히 군대는 남자들에게 애증의 존재인가 보다.


[ 살인트리거 by 윤자영 ]

훈련소의 무차별한 총기난사 사건으로 시작한다. 묘하게 불평등한 악연을 이어가고 있는 입대동기 정충식과 최호남. 정충식이 보호해주고 싶은 후임에게 일어난 사건과 계속되는 최호남의 악행은 평범한 정충식에게 반전을 담은 총기난사의 트리거를 만든다.


[ 고문관 by 박해로 ]

계부의 지속적인 폭력을 피해 입대하지만, 소심한 성격탓에 고문관으로 낙인되어 배경을 등에업은 후임 유신역의 하극상으로 괴롭힘의 중심에 놓인 주인공 심소남.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한 제보로 징벌적 훈련을 받던 심소남은 뒤탈을 방지하기 위한 특별휴가를 받게 되지만 이 또한 괴롭힘의 화살이 되어 되돌아온다. 박해로 작가님의 애정을 담뿍 받고 있는 섭주의 등장과 오컬트적인 서사를 대변하기 위한 부적까지,,, 이전 작품과 연결시키는 소소한 재미가 있다.


[ 불청객이 올 무렵 by 문화류씨 ]

결혼을 앞두고 군생활을 함께한 이들에게 결혼소식을 전하며 그 시절의 추억을 이야기하던 박종운. 군대 이야기로 한참을 떠들던 그들 앞에 떠들썩한 분위기를 가라앉혔던 주인공, 의가사 제대를 한 후임 손말영이 초대받지 않는 손님으로 등장하고, 군대시절의 추억을 소환하던 자리는 어느새 새신랑의 추악한 민낯 폭로의 장으로 변모한다.


[ 잃어버린 수첩 by 정명섭 ]

근무 중 수류탄과 총기로 무장한 채 20여명이 넘는 병사들을 사살 후 자신 또한 자살을 시도 했으나 실패한 채 치명적인 상처를 입원한 관심병사. 제대롤 앞두고 동기가 분명하지 않은 총기사건을 조사하던 강민규 상사는 정상진 이병의 진중수첩이 사라진 사실을 발견한다. 정 이병의 총기난사 사건과 사단장이 연결되어 있는 것을 알게된 강 상사는 사건의 전말을 파헤치로 결심한다.


개인적으로 큰 아이가 제대한 지 얼마되지 – ‘요즘 군대 편해졌다’는 말을 극혐 한다 – 않았고, 작은 아이는 군 생활중인터라 간혹 접했던 군대의 강력사건들과 닮아있는 각각의 이야기들이 ‘설마 우리 아이들이 이런 폭력속에 노출되어 있었던건 아니겠지?’하는 생각으로 무한공감을 느낀다. 많이 좋아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젊은 청춘들이, 그것도 제일 즐겁운 시기에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묶여있어야하는 징병제가 이제는 조금 바뀌어야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 네이버카페 몽실북클럽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

#고문관#윤자영#박해로#문화류씨#정명섭#북오션#군대폭력테마소설집#몽실북클럽#몽실서평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