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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구독해줘 ㅣ 폴앤니나 소설 시리즈 7
김하율 지음 / 폴앤니나 / 2021년 11월
평점 :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구독 서비스’라고 해봤자 신문, 잡지 등을 정기적으로 배송받는 정도였지만 요즘에는 넷플릭스를 필두로 다양한 플랫폼들의 음원, 영상 등의 무제한 스트리밍 서비스가 확산되면서 ‘구독 서비스’가 ‘구독 경제’라는 전문 영역으로 자리 잡고 있다. 플랫폼 사업자는 물론이고 플랫폼 – 유튜브 등 - 을 이용하는 개인들까지도 ‘구독! 좋아요!’를 필수로 외치는 시대가 되었다. 심지어 ‘구독! 좋아요!’의 유인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구독자 수를 늘리기 위해 자극적인 콘텐츠 – 눈살을 찌푸리면서도 그걸 보고 있는 구독자들... - 가 주류를 이룬다. 어쩔 수 없는 경제논리라 하겠다.
천정부지의 땅값을 자랑하며 한국인 보다 외국인이 더 많은 거리 명동. 크고 작은 100여 개의 화장품 가게들이 모여 하루하루 피 터지게 전쟁을 치르고 있는 이름하여 코스메로드를 배경으로 지루한 공시 준비생으로서의 삶을 포기하고 3개월 인턴으로 화장품 매장 페이스페이스에 유일한 한국인으로 입사한 소민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아니지, 공시에 못 붙은 게 잘못이고 취업 시장을 뚫지 못한 게 잘못이며 애당초 명문대 진학 못 한 것부터가 첫 관문에서 실패한 것이다, 대한민국 사회에선. 그렇게 생각하자 또르르 눈물이 관자놀이를 타고 흘렀다. 스무 살부터 낙오자의 인생을 밟아야 한다니. 왜 우리의 스무 살은 찬란하지 못한 걸까." (p.232)
나이 서른. N포세대라 불리는 청춘들에게 유난히 팍팍한 세상은 겨우 몸을 뉘일 수 있었던 고시원의 생활조차 허락하지 않는다. 그리하여 소민은 눈물을 머금고, 남녀상열지사라고는 비집고 들어올 틈도 없을 것 같은 남자 사람 친구 강하오의 남는 방으로 입성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혼자 사는 줄 알았던 남자 사람 친구 하오의 집에서 여자들의 물건이 보이고,,, 갈 곳이 없는 소민은 마음고생 중이었는데 아니 이게 웬일인가!! 베일에 싸인 인스타 셀럽 드래그퀸 버거가 하오라니! 불안한 인턴생활을 끝내고 정직원이 되고 싶었던 소민은 인스타 셀럽 버거와 함께 뷰티 동영상을 찍고... 중국인만 넘쳐나던 페이스페이스에 한국인 손님이 늘어나며 소민은 정직원을 넘어 페이스페이스의 점장이 되기에 이르지만 세상은 역시 청춘들에게 너그럽지 않다.
아프니까 청춘이고 도전할 수 있으니까 청춘이다! 소민과 하오 그리고 피아노를 포기하고 부모님의 가게에서 일하고 있는 유화까지. 세 사람은 청춘들에게 너그럽지 않은 세상에 또 다른 도전장을 던지고 새로운 인생을 꿈꾸기 시작한다.
유명 화장품 브랜드의 탄생 야화를 양념으로, 90년 대생 MZ 세대로 불리는 청춘들의 조금은 우울하지만 유쾌한 도전기가 인상 깊은 글이었다.
[ 네이버카페 몽실북클럽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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