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담 타로 한국추리문학선 11
이수아 지음 / 책과나무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컬트적이고 상징적인 이미지가 그려진 카드로 주로 점을 치는데 쓰이는 타로 카드. 가벼이 여겨지는 점성술을 다루는 분야임에도 왠지 타로는 넘사벽의 고급진 이미지를 지녔다. 서양의 점성술이지만 왠지 동양적인 이미지를 지녔다고나 할까... 작년 말 귀염귀염한 고양이들이 주인공인 캣 타로 카드로 타로 리딩을 해보겠다고 한참을 들썩거리다 생각보다 복잡해서 얼른 내려놓은 적이 있는데,,, 역시 타로는 생각보다 신기하다.

알고 싶은 답을 얻을 수 있는 질문을 던져야 답을 해준다는 타로 카드. 아마도 마음을 정갈히 하고 신(?)의 도움을 받으라는 의미가 아닐까 싶다. 비밀이라는 의미를 지닌 아르카나의 마담 타로 서란은 전직 경찰이라는 독특한 이력을 지닌 타로사다. 십 년 전, 목부터 척추를 따라 엉덩이까지 장검이 빼곡히 꽂힌 소드 10 타로 카드와 같은 모습으로 살해된 동생을 찾기 위해 타로사가 되었다.

"지금은 내가 술래지만 이 숨바꼭질은 내가 먼저 시작했다. 집을 먼저 나온 것도 나였고, 연락을 끊은 것도 나였다. 그래, 서희는 술래였구나. 어쩌면 서희는 아직도 나를 찾고 있을지 몰라." (p.117)

우연일까,,, 그녀가 목도한 피해자의 뒷모습은 아버지에 의해 살해된 엄마와 같은 모습이다. 가장 유력한 살해 용의자 아버지는 여전히 감옥에 갇혀있다. 어쩌면 감옥에 갇혀있는 아버지의 말처럼 엄마를 죽인 사람은 아버지가 아닐지도 모른다.

자신을 찾아주기 바라는 동생의 부름이었을까... 피해자 확인을 위해 찾아간 병원 침대에 누워있는 사람은 그녀의 동생 서희가 아니다! 서로의 필요에 의해 신분을 바꿔 살고 있던 텐프로 아가씨 아영은 타인의 삶을 살았던 죗값을 치르듯 의문을 남긴 채 억울한 죽음을 당하고,,,

신분을 숨긴 채 서영으로 살고 있던 아영의 죽음을 확인한 서란은 살인자로부터 동생을 지키기 위해 본격적으로 서영을 찾아 나서고, 견고하게 쌓아 올린 그들만의 세계에 들어갈 수 없었던 그녀는 가족을 찾기 위해 마담 타로가 되어 사라져버린 동생 서영의 흔적을 쫓는다.

닿을 듯 닿을 듯 닿지 않는 서영의 흔적. 서란은 저마다 사연을 품은 채 유흥가에 발을 들여놓을 수밖에 없었던 그녀들을 보며 닿지 않는 동생 서영을 떠올리며 서영을 닮은 그녀들과 마음을 나누고 있다. 그런데!!! 알 수 없는 누군가가 그녀가 나눠주는 온기에 질투를 하는 것처럼, 마담 타로에게 마음을 열어 주던 아가씨들이 잇따라 살해되고 서란은 서영을 찾고 싶은 마음과 함께 이유 없이 살해된 아가씨들의 한을 풀어주고 싶은 마음을 담아 타로를 향해 질문을 던진다.

"타로 카드에서 가장 중요한 건 질문이에요. 질문이 무엇인지 완벽하게 이해하면 어디서든 답을 찾을 수 있죠. 타로 카드 상담은 사실 마음속에 맴도는 질문을 찾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p.30)

정말 타로카드에 우리가 알 수 없는 신비한 능력이 있는 걸까?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마담 타로가 읽어내는 타로카드의 예언은 수사의 결정적 실마리를 제공한다. 평범한 경찰이 찾아낼 수 없는 결정적 단서를 타로 리딩을 통해 찾아낸다는 설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지만, 그럼에도 - 다소 과장되어 있을지라도 - 공적인 수사를 통해 범인을 잡을 수 없었던 피해자를 가족으로 둔 절박함은 무엇이든 가능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엄마를 잃고, 아버지를 감옥에 보내고, 동생을 찾으면서 했던 말이다. 나는 누구의 도움을 받을 수가 없었다. 나도 피해자인데 파출소로 매일 쏟아져 들어오는 피해자들의 마음을 달래야 했었다. 그때 내 상태는 사막에서 견디다 시들어 죽은 선인장 같았다. 뾰족한 가시만 남긴 채 말라죽은." (p.152)

감탄사를 연발하게 되는 타로 리딩을 통한 추리, 결정적 단서를 제공하는 타로 카드의 예언을 감탄하며 읽을 수 있었던 새로운 느낌의 추리소설이었다. 작년 말 만지작거리다 밀어둔 캣 타로 카드를 다시 꺼내고 싶게 만드는 책 읽기였다.

[ 네이버카페 몽실북클럽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

#마담타로#이수아#책과나무#타로카드#미스터리추적스릴러#한국추리문학선11#몽실북클럽#몽실서평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