캑터스
사라 헤이우드 지음, 김나연 옮김 / 시월이일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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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 헤이우드의 캑터스(The cactus)는 까칠한 가시를 품고 있던 선인장 같았던 한 여자가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행복을 말할 수 있는 말랑말랑한 엄마가 되기까지의 여정을 담고 있다. 아침 출근과 동시에 한쪽으로만 햇볕을 받지 않도록 선인장의 방향을 바꿔주고 - 선인장 같은 여자 수잔이 유일하게 애정하는 생물(?) - 철옹성 같은 벽에 둘러쌓여 하루를 시작한다.

그녀에게는 40대 중반의 자유로운 싱글라이프를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는 안정된 직장과 매주 수요일 만나는 깔끔한 관계의 남자친구가 있다. 평범해 보이지만 평범하지 않은 그녀는 불필요한 인간관계는 시작조차 하지않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모든 관계를 차가울 정도로 완벽하게 정리한다. 메마른 사막에서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온몸에 뾰족한 가시를 두루고 있는 선인장처럼 모든 관계에서 그녀를 지키기 위해 선인장이 되어버린것 같다.

언제까지나 히스테릭한 선인장이고 싶은 그녀에게 일촉 즉발의 위기가 찾아왔다! 업친데 덥친 것처럼 두 가지나... 융통성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찾을 수 없는 수잔은 이 위기를 해쳐나갈 수 있을런지,,, 스스로를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라 여기는 그녀가 위기상황 탈출을 위해 시도하는 일련의 행동들이 이성적이고 합리적이기 보다는 이제 막 걸음을 떼기 시작한 아이의 발자국처럼 위태롭지만 귀엽기까지 하다.

끈끈하다고 할 수는 없었지만 정신적 지주가 되어주던 엄마가 갑자기 뇌졸중으로 돌아가시고, 그즈음 쿨한 관계로 일관하던 남자친구와의 사이에서 아이가 찾아왔다. 그로인해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다고 믿으며, 완벽하게 계획된 그녀의 일상에 미세한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녀의 상식으로는 절대 이해할 수도 없고, 이해하고 싶지도 않은 엄마의 유산문제와 남편도, 아이도 없는 완벽한 싱글라이프를 꿈꾸던 그녀에게 찾아온 아이. 아이의 생물학적 아빠이자 쿨한 남자친구 리처드는 그녀와 아이를 책임지고 싶어하지만 수잔은 애정이 담기지 않은 쿨한 관계인 리처드와 가족을 이루고 싶지 않다. 그녀에게 생긴 미세한 균열을 뚫도 들어오는 이웃집 케이트와 유산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남동생의 절친 롭. 그들은 수잔의 뾰족한 가시를 따뜻한 온기로 그러안아 그녀의 깐부가 되어준다.

엄마가 남동생 에드에게 유산을 남길 수 밖에 없었던 반전이 밝혀지지만, 얼음장 같았던 그녀의 마음은 이미 녹기 시작했고 진심을 다해 사랑할 수 있는 가족이 생긴 그녀에게는 아직 익숙하지 않은 또 다른 변화일 뿐이다.

“요즘 동화의 결말은 다양한 내용으로 바뀌었어요. 공주는 왕자와 함께해도 괜찮고, 하인과 함께해도 괜찮고, 혼자의 힘으로 극복해도 괜찮아요. 또 다른 공주와 사랑에 빠지거나 고양이 여섯 마리를 키우며 살아도 되고, 자기가 왕자가 되겠다고 선언해도 돼요. 그렇다고 해서 더 페미니스트라거나 덜 페미니스트가 되는 건 아니니까요. 단지 내가 누구인지,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확실히 알고 그대로 살아가는 게 중요해요.” (p.243)

[ 네이버카페 책과콩나무 서평단으로 도서를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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