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토 폴앤니나 소설 시리즈 6
규영 지음 / 폴앤니나 / 2021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간혹 길몽이나 태몽을 꾸게 되면 아주 귀여운(?) 꿈값을 받고 시험을 앞둔 수험생이나 큰 일을 앞두고 있는 지인이나 아이를 기다리는 부부에게 길몽과 태몽을 거창한 액션과 함께 넘겨주곤 한다. 우리는 아주 오래전부터 이미 '꿈'으로 의미 있는 소통과 나눔을 하고 있었다는 말이지~

출간 전 드라마 제작이 결정된 판타지 소설이라는 소개 글에 조금도 망설임 없이 읽게 된 '옥토'는 한마디로 반짝반짝 빛나는 어른 동화였다. 매일 아침 복떡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아기새를 위해, 배고픔에 시달리는 아이들을 위해 자신을 불구덩이로 던질 수 있는 꿈을 꿀 수 있는 솜사탕, 옥인동 환희 떡집의 산몽가 달샘의 선함이 예쁘다.

'길몽을 팔아 1억을 번다고요?' 어머나~ 그럼 꿈만 꾸면 되는 건가?! 상상만으로 즐거워진다. 핑쿠핑쿠한 대형 옥토끼 - 잠자리 인형으로 안고 자면 잠이 솔솔 올 것 같은 끝내주는 태를 가졌다 - 와 작은 돼지가 내다보는 야경을 쓰윽 넘기며, 판타지 소설이니까 그에 걸맞은 상상과 함께 읽는 즐거움은 덤이지하는 생각과 함께 책장을 넘긴다.

평창동 꿈집의 정예 산몽가들의 꿈은 1회 1편, 길몽은 5백만 원부터, 꿈 값은 길몽의 기운을 보호하기 위해 절대 할인, 환불은 없다! 불공정거래 심사라도 받아야 할 것 같은 조건이지만, 평창동 꿈집의 정예 산몽가의 길몽을 사기 위한 대기자가 최소 백 명이다. 꿈의 위력이 얼마나 대단하길래 자칫 불쾌할 수도 있는 조건을 다 받아들고 꿈을 사는 걸까,,,

오래전 떡집으로부터 시작했던 평창동 꿈집의 기운이 서서히 사그라들어가던 중, 더 이상 꿈집을 이어갈 의사가 없는 반신의 산몽가 마담의 결정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고실장은 과거부터 이어져 내려오던 평창동 꿈집의 계승자를 찾아 나서고, 결국 달샘을 찾아 꿈집의 산몽가로 들이기에 이른다.

달샘의 선함이 불온한 뜻에 휘둘리는 것에 대한 반발이었을까,,, '옥토'라는 예명을 받고 평창동 꿈집의 정예 산몽가가 되어 감몽옥에서 잠을 청하지만, 그녀는 이전처럼 자유로운 꿈을 꿀 수없다. 평창동 꿈집의 옥토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 것인지,,, 읽기 시작한 책을 놓을 수가 없다. 마성이 옥토라고나 할까,,,

"꿈집에 왔다는 건, 더는 갈 데가 없다는 거야. 동료 들 봐. 의외로 표정들이 어둡다? 낙이 없으니까. 복이 많음 뭐해. 그걸 함께 즐길 사람이 없으니 내다 파는 거야. 인생에 더는 기대가 없는 사람들이, 내 인생이 잘 풀리든 말든 대수롭지 않은 사람들이 현실을 회피하려 짐승처럼 자고 또 자고, 계속 꿈을 꿔. 아침에 눈 뜨기 싫은 사람들이 이 일을 오래 한다고." (p.168)

깊은 밤 단잠의 끝자락에서 찾아온 꿈이든, 이루고 싶은 희망을 쫓는 '꿈'이든 '꿈'은 우리에게 많은 의미를 부여한다. 길몽이든 흉몽이든 예지몽이든 꿈에 휘둘리는 것이 아니라 그 꿈을 딛고 미래를 다져갈 수 있는 희망이 될 수 있기를 바라본다. 옥토 달샘이 아기새를 위해 옥인동을 떠나지 못하는 따뜻한 마음처럼 말이다.

"집에서는 할머니들이 새벽까지 수다 삼매경이었다. 달샘은 방에 들어가 익숙한 체취가 밴 이불을 덮었다. 시시한 인생이었다. 그렇지만 시시콜콜하게 안락한 것은 사실. 동네 사람들이 서슴없이 놀러 오고, 달샘도 불쑥 찾아가 냉장고 열어 맥주 꺼낼 이웃이 있고, 할 일도 있었다. 모두 잠든 새벽, 달토끼처럼 떡을 빚으면 몇 시간 후 출근하는 사람들과 학생들의 허기를 달래줄 수 있었다." (p.148)

[ 네이버카페 몽실북클럽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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