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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어가는 중입니다 - 매일 도망치기 바쁜 멘탈 개복치의 일상 극복 에세이
베스 에번스 지음, 이은숙 옮김 / 마시멜로 / 2021년 8월
평점 :
절판
오래되지 않은 과거 엄청나게 유행했던 모바일 게임이 있었다. 일명 '살아남아라 개복치' 어떤 물고기 잘 모르고 이름조차도 거의 처음 들어보다시피 했던 이 개복치는 게임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단순하게 개복치의 몸을 키우기만 하면 되는 게임임에도 결코 쉽지 않은 게임이었다. 제때 밥을 안 줘서 죽고, 잠자다가 그냥 죽어버리고, 쓸데없이 스트레스 받아서 죽어버리고, 물이 차가워서 죽어버리고,,, 무궁무진한 이유로 죽어버린다. 이 게임의 기억 덕분에 '멘탈 개복치'를 보는 순간 웃음이 '빵'하고 터지면서 일상에서의 스트레스를 여과 없이 보여주는 에세이겠구나 하는 생각에 무조건 관심이 생긴 책이다.
두더지 게임의 두더지가 머리를 내미는 것 같은 캐릭터는 뿅 망치 한대에 쑤욱 들어가 버리는 두더지처럼 아직은 멘탈이 여물지 않은 귀염귀염한 모습이다. 피터팬 컴플렉스라는 신조어가 생기더니 어느 틈에 '어른이'라는 신조어가 일상 속의 자리를 잡는다. 아이도 아니고 어른도 아닌 중간 그 어디쯤... 어른이 되고 싶지 않은 덩치만 커다란 어른의 모습을 비꼬는 듯한 신조어일 테지만 공감 가는 신조어다. 너무 빨리 어른이 되어버린 것 같은 어른에게, 충분히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어른에게 사회는 너무나 많은 어른의 것들을 요구한다. ㅜㅜ
전부 다 나보다 잘 살고 있을 것 같은 불안, 나 혼자 뒤처져 있을 것 같은 압박, 나만 혼자인 것 같은 공포,,,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 과정의 두려움을 스스로의 극복 과정과 함께 여과 없이 보여준다. 사실 어렸을 적에는 어른이 되고 나면 내가 무엇이든 되어 있을 줄 알았다. 하고 싶은 일들을 막힘없이 할 수 있을 거라고, 어깨 뽕을 장착한 성공의 그 어디에 당연히 내가 들어있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어른이 되고 난 후 나에게 주어진 현실은 그리 녹녹치 않았으니 개복치 멘탈이 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수순일런지도 모르겠다.
개복치 멘탈 = 유리 멘탈의 조금은 우울한 스토리는 귀여운 일러와 함께 가벼워진다. 개복치면 어떻고 유리면 어떤가 오늘도 "극뽁"을 외치며 일상을 살아낼 수 있으면 되는 거 아닌가! 어쩌면 어른이 되어가는 건 개복치 유리 멘탈이 조금 단단해지는 과정이 아닐까 싶다. 부딪치고 까무러치고 깨지면서 둥글둥글 마모되고 단단해지는 과정 말이다.
매일 매일 도망치고 싶지만 굳굳하게 버텨내는 개복치의 성장기. 나를 뒤돌아 보고 나를 토닥여 줄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준다. 힘들지만 버텨라! 무궁무진한 이유로 죽어버리는 개복치지만 무궁무진하게 다시 플레이 시킬 수 있는 '살아남아라 개복치'의 개복치처럼 단단한 어른이 되어보자~
"자기사랑이란 100퍼센트 자기 자신을 훌륭하다고 여기는 것이 아니다. 자신을 떠받들거나 자신을 탓하고 싶을 때처럼 뇌 작동을 잠시 차단하는 것도 아니다. 자기사랑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다. 완벽하거나 그에 가까운 사람이 돼야 한다고 요구하는 세상에서, 그나마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불완전함 속에서 아름다움을 찾는 것이다." (p.140)
[ 네이버카페 문화충전200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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