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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느리의 하루 - 사회 초년생이 세상을 살아내는 법
오느리 지음 / 경향BP / 2021년 8월
평점 :
"박막례 할머니가 그랬다. 나를 남에 맞추려고 하지 않고 그냥 생긴 대로 살았더니 나를 좋아하는 사람들로 인생이 채워지더라고. 언제 어디서나 자신의 본모습으로 당당한 박막례 할머니가 참 멋지다고 생각한다. 또 나도 그렇게 살고 싶다. 정교하게 다듬어져 속내를 알 수 없는 사람보다는 날것의 내 모습을 거리낌 없이 보여줄 수 있는 사람으로" (p.265)
사회초년생은 아니지만 이제 곧 사회초년생 준비를 하고 있는 아이들의 엄마로, 사회초년생으로 나와 마주하고 있는 후배들의 선배로 그리고 나 또한 쉽지 않은 '남의 돈' 버는 일을 하고 있는 한 직장인으로 위로와 공감의 마음을 얻는다. 우연하게도 휴가 끝자락에 읽기 시작한 책은 다가오는 월요일이 호환마마보다 무서운 나의 마음을 알고 있다는 듯 어지러운 마음을 가만가만 토닥인다.
마냥 철없어 보이는 귀염뽀짝한 주인공 오느리가 읽는 이들의 지친 마음을 보듬어 줄 수 있는 건 아마도 사회초년생 직딩을 거쳐 지금까지 열심히 살아내고 있는 오느리의 엄마, 아빠 - 작가님들 - 의 마음을 담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마냥 귀여운 오느리를 보다가도 어느 틈에 마음이 짠해지는 걸 보면 나 또한 쉽지 않은 일상을 살아내고 있음일 것이고, 나의 아이들의 미래가 녹녹하지 않음을 안타까워하고 있음이리라. 재기발랄한 인스타툰을 보면서 너무 으르신 같은 말을 쏟아내고 있는 내가 참,,, 어이없다가도 안쓰러운건 무슨 마음일까... 내내 쨍하던 날씨까지 찌뿌둥한게 퍼즐맞추듯 우울한 마음을 더한다. 기운내자! 아자아자!
오느리툰은 90년대생이 사회를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보여주는 그림에세이다. 내가 보기에는 한 없이 어리기만한 그들이지만 90년대생들은 어느새 계란 한판이라고 우스개 소리를 하는 나이 서른을 지나, 이제는 마냥 어리기만한 사회초년생이 아니라 밀레니얼이라 불리우는 새로운 세대를 기다리는 나이가 되었다. 풍요로움의 끝판왕으로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부모보다 잘 살기 어려운 첫 세대가 되어 바늘구멍보다 더 작은 마이크로 바늘구멍을 뚫고 사회초년생이 되었지만 90년대생들의 인생관과 너무 다른 사회분위기에 적응하느라 만신창이가 되어가고 있다. 물론, 나 처럼 그들과 직접 대면해야하는 기성세대들 또한 그들 덕분에 상처받는 일이 부지기수다. 함께 살아가는 일이 세상 쉽지 않음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지만, 역시 가장 힘든 것은 90년대생 그들임에는 틀림없다. 힘내자~ 토닥토닥!
취준생 시절 상상속의 멋진 뿜뿜한 커리어우먼은 진심 상상속에만 존재하는 일이고,,, 내가 직딩 새내기였던 그때나 지금이나 멋진 뿜뿜 커리어우먼과 월급 플랙스는 온데 간데 없고 상사(with 클라이언트)의 막무가내 요구와 텅장만 나와 함께하고 있는건지 불가사의한 일이다. ㅜㅜ;;
그럼에도, 나를 믿어주는 부모님과 친구가 있고 어렵지만 서로에게 어깨를 내어주는 동료와 이웃이 있는 세상은 여전히 살만하다고 생각하는 건 바보같은 건가,,, 조금 힘들지만 어깨펴고 당당하게 서로를 토닥이며 살아갈 수 있는 위로와 공감을 전하는 오느리에게서 다가오는 월요일을 뽀갤 수 있는 (작은) 에너지를 얻는다.
우울한가요? 출근하기 싫은가요? 지루한가요? 스스로가 실망스러운가요? 망설이지 말고 오느리와 만나보세요~ 남의 돈버는 쉽지 않은 일! 한 마음으로 투덜거려 드립니다!
[ 네이버카페 몽실북클럽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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