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킨 섹스/라이프 1
BB 이스턴 지음, 김진아 옮김 / 파피펍 / 2021년 7월
평점 :
절판


BB이스턴의 '4남자에 관한 44장의 일기'가 다소 과격했던터라 네 가지 스핀오프 시리즈 중 첫 번째인 '스킨'을 읽기 시작하면서도 19금을 넘어선 39금 그 어디쯤을 상상한다. 심지어 첫 장 '알려드립니다'를 통해서도 선정성과 폭력성을 이유로 아이들의 손이 닿지 않는 깊숙한(?) 곳에 넣어두기를 권했으니 말이다. 아무튼, 전작의 경험으로 으른들의 소설임을 충분히 인지하고 읽기 시작한 탓인지 아니면 전작 4남자에 관한 44장의 일기가 워낙 쎘던 탓인지 이번에 읽은 스킨은 폭력성으로는 29금쯤 선정성으로는 19금쯤으로 다소 안정적인 수위(?)로 인정해 주기로 한다. :)


4남자에 관한 44장의 일기의 첫 번째 스핀오프 Boy meets girl 세상을 증오하는 소년, 인싸 소녀를 만나다 '스핀'은 자유로운 말라깽이 인싸 소녀 BB의 첫 번째 남자친구 스킨과의 스토리를 풀어낸다.


신념을 가진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님에도 삭발한 둣한 짧은 머리와 타투 그리고 어마무시한 눈빛을 쏘아대며 살벌한 아우라를 뿜고 다니는 로널드 나이트. 그가 유일하게 따뜻한 모습을 보이며 마음을 열어준 소녀가 있으니, 랜스를 유혹하기 위해 오늘도 불철주야 노력중인 인싸 소녀 BB다. 그러나, 아쉽게도 BB는 살벌하기만한 나이트에게는 조금의 관심도 없을뿐만아니라, 그가 두려워 사물함조차 마음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접점이라고는 티끌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펑키 소녀 BB와 스킨헤드 나이트의 아슬아슬 캠퍼스 로맨스가 으른들의 이야기로 펼쳐진다. 츤데레 나이트의 소심한 접근으로부터 시작된 그들의 캠퍼스 로맨스는 어느덧 서로에게 스며들어 서로를 의지하며 공허한 부분을 채워나간다. 때로는 어린 청춘들의 귀엽고 풋풋한 모습을, 때로는 청소년 유해매체물답게 화끈하게!


"머리끝에서부터 발끝까지 나이트는 홀로 우뚝 이질적이었다. 그런 나이트한테 자꾸만 관심이 가는 게 싫었고. 우리하고 한 동네에서 나고 자랐으면서 나이트 재는 어떻게 저렇게 다를 수가 있지? 우리와 달리 재한테는 무슨 일이 있었길래? 우리와 달리 어떤 환경에서 자랐길래?" (p.123)​


"세상 모든 사람을 우주 밖으로 밀어낼 수 있을지 몰라도, 나는 아니다. 나는 브룩 브래들리다. 트램펄린이 갖고 싶은데 그걸 사주지 않는 다고 부모님 침대에 올라가 끝내 침대가 무너져내릴 때까지 뛰고 또 뛴 고집불통이 나란 말이다. 나는 내가 원하는 것을 놓친 적이 없다. 그리고 지금 내가 원하는 것은, 나이트가 내 사랑을 다시 받아주는 것." (p.360)​


전작에서 BB와 나이트를 살짝 엿본 탓에 충분한 스토리가 입혀진 이번 스토리에 몰입감이 높아진다. 적당히 높은 수위를 예상하고 읽어내려가는 터라 충격도(?) 낮아지고... 예상하지 못했던 나이트의 안타까운 사연 때문에 이해할 수 없었던 그의 폭력적인 행동을 용서할 수는 없지만, 아주 조금 이해하게 되기도 한다. 사나운 개를 비롯한 동물들과 충분히 마음을 나눌 수 있지만 친구들과 사람들과 잘 지내지 못하는 나이트가 애처롭기까지 하다.


"나는 내 사람에게 달려갔다. 격한 흥분으로 온몸을 떨고 있는 나이트를 와락 안으며, 추악한 혐오의 말들로부터 나이트를 보호하는 인간 방패가 되었다. 널 선택한 사람도 있다는 걸 알려주려고. 그랬다. 나는 나이트를 선택했다." (p.317)​


우리네와는 사뭇 다른 사춘기 소년, 소녀의 일탈을 수위 높은 선정성과 폭력성 - 청소년 유해매체물이다 - 을 적당히 버무려 맛깔나게 풀어놓는다. 개인적으로 전작 4남자에 관한 44장의 일기보다 스토리와 감성이 풍부해진 스핀오프 시리즈 스킨이 훨씬 매력적으로 읽힌다. 말미에 살짝 밑밥을 투척하신 작가님의 스킬 덕분에 두 번째 스핀오프 '스피드'가 기다려지기까지 한다.

[ 네이버카페 몽실북클럽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

#몽실서평단#몽실북클럽#스킨#4남자에관한44장의일기_스핀오프#파피펍#BB이스턴#넷플릭스_섹스라이프_원작소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