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 룸 RHK 형사 해리 보슈 시리즈 17
마이클 코널리 지음, 한정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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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자네도 말하지 않았나. 모두를 위한 것이 아니면, 누구를 위한 것도 아니다." (p.44)

버닝 룸은 스릴러 작가 마이클 코넬리의 해리보슈 시리즈의 17번째 작품이다. 워낙 잡식성으로 책을 읽기도 하고, 서평단 활동을 하기 전에는 가볍게 읽고 감상을 남기거나 하는 활동을 하지 않았던 탓에 유명 시리즈임에도 불구하고 해리보슈를 처음 만난 듯 읽기 시작한다.

좋아하는 장르이기도 하고 첫작품 블랙에코를 시작으로 원작은 1992년, 국내에서는 2010년부터 출간되기 시작한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시리즈물이니 모르긴 몰라도 한두 권쯤을 읽었을 터인데 어쩜 이렇게 깨끗하게 처음 읽는 느낌인지. 신간을 일찍 만나기 위해 서평단 활동을 하고 있지만, 나의 탄탄한 독서력을 위해서도 숙제 같은 서평단 활동이 필요하다는 객쩍은 생각도 해본다.

근간에 읽은 마이클 코넬리의 링컨차를 타는 변호사 시리즈이 배심원단이 떠오르며, 긴 역사를 가졌지만 나에게는 새로운 해리보슈 시리즈의 17번째 작품 버닝 룸의 기대감을 한껏 높인다. 어쩜 좋아~ 역시나 재미있어! 17번째 시리즈에서 은퇴를 준비하고 있는 해리보슈 시리즈가 본국에서 23번째 The Low of Innocence로 출간된 걸 보면 형사로서의 역할을 끝낸 후에도 멋진 활약을 이어가고 있나보다.

10여년전 의문의 총격으로 반신불수로 여생을 살았던 메르세드가 사망하고 그를 사망에 이르게 한 몸속 깊은 곳에 자리잡은 총알을 꺼내는 부검실로부터 또 하나의 미제사건이 시작된다. 퇴임을 얼마 남겨놓지 않은 미제사건 전담반의 보슈형사는 마지막 사건이 될지도 모르는 이번 사건이 한없이 무겁기만 하다. 사건이 벌어진 후로 결코 짧지않은 10여년의 시간이 지났고, 그에게 주어진 증거는 어떤 형태로 날아온지조차 알 수 없는 - 망자의 몸속에 박혔던 - 총알 한조각과 아직은 서툰게 당연한 파트너 신참 여형사 루시아 소토 뿐이다. 하지만, 보슈는 자신의 경험들을 소토에게 전할 수 있다는 사실이 기쁘다. 풋내기 같은 파트너를 멋진 형사로 변모시키겠다는 사명감으로 의욕이 넘친다. 마치, 푸근한 삼촌이 조카에게 헌신하듯 말이다.

"'그런 건 걱정 안 해.' 보슈가 말했다. '지금 내가 걱정하는 건 자네 밖에 없어. 내가 여길 나갈 때 자네가 바통을 이어받을 있도록 준비 시키는 게 제일 큰 걱정이지.'"(p.147)

메르세드 사건과는 별개로 파트너 보슈 형사에게조차 숨긴채 여러명의 친구를 잃고 자신 또한 죽을 고비를 넘겼던 방화사건을 조사하지만, 소토의 행동에 석연치 않음을 느꼈던 보슈에게 발각된다. 하지만, 좋은 형사로서의 자세와 동물적 감각을 지닌 신참 형사 소토의 아픔을 이해한 보슈는 그며와 함께 정당한 방법으로 영원히 미제로 남을 뻔한 보니 브레이 화재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하는데! 운명인지, 신의 장난인지 메르세드 사건과 보니 브레이 화재사건은 보이지 않는 증거로 연결되어 있다. 일선 형사들이 넘기에는 너무나 높은 벽과 함께 말이다.

"보슈는 잠자코 앉아서 오헤다를 바라보았다. 그가 행방을 감추고 이름까지 바꾼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았다. 그 감정이 사랑이었든 인간의 원초적인 욕망이었든, 순간의 선택이 정치와 살인이 소용돌이치는 검은 물결 속으로 그를 끌어들였던 것이다." (p.185)

고참 형사의 카리스마와 신참 형사의 에너지가 맞닿아 미제사건에 한걸음 한걸음 다가가는 끝내주는 파트너쉽을 보여준다. 서로 다른 미제사건으로 잠자던 사건들은 보슈와 소토에 의해 진실을 들어내고 해결의 실마리를 잡은 듯 했으나... 그들 앞에 놓인 장애물은 너무나 강력했다. 에잇!

원치않았던 곳에서 자신의 인생철학이 담긴 한문장 "모두를 위한 것이 아니면 누구를 위한 것도 아니다"을 만나면 소심하지만 단호하게 떼어버리는 귀여운 모습과 신참 형사에 대한 애정이 뚝뚝 묻어나는 모습을 보며 30여년간 23권의 시리즈로 이어갈 수 있는 원동력이 바로 이런 해리보슈의 인간적인 매력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LA 강력반 형사 해리보슈를 주인공으로 하고 있는 미드 보슈 시즌 6의 원작 소설이기도 한 버닝룸! 한 번 잡으면 끝까지 손을 놓을 수 없는 매력적인 책이었다.

"보슈는 그녀의 어깨를 한 번 꽉 잡았다가 놓고 자리로 돌아갔다. 곧바 로 의자에서 서류 가방을 집어 들고 출입문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문에 다다르기 전에, 뒤에서 박수 소리가 들렸다. 돌아보니 소토가 책상 옆에 서서 손뻑을 치고 있었다. 곧 팀 마샤도 자리에서 일어나손뼈을 쳤다. 그러자 미치 로버츠가 따 라 했고, 다른 형사들도 하나둘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보슈는 그들을 향해 돌아섰다. 그는 고개를 숙여 감사를 표하고는 주먹을 들어 가슴에 대고 톡톡 두드렸다. 그런 뒤 사무실을 나갔다." (p.478)

[ 네이버카페 몽실북클럽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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