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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관계에 정리가 필요할 때 - 모두에게 잘하려 노력했는데 진짜 내 사람이 없는 것 같다고 느낀다면
윌리엄 쩡 지음, 남명은 옮김 / 더퀘스트 / 2021년 6월
평점 :
코로나로 모임을 비롯한 여러가지 외부활동에 제약을 받은지도 벌써 꼬박 1년반이다. 요즘엔 코로나가 종식이 된 후에도 지금 같은 적당히 단절된 관계가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한다. 이런 생각을 하는 이유가 그간의 복잡한 관계에 극심한 피로를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도 싶다. 5인 이상 집합금지인 탓에 마음에 맞는 네명만 딱 맞춰 밥도 먹고, 술도 마시고 그마져도 신데렐라처럼 10시가 되면 곱게 마무리하고 귀가한다. 적당한 관계를 유지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나이를 먹어갈수록 정말 좋은 사람, 마음이 맞는 한 두사람이 소중해진다. 많은 사람들 속에서 중심이 되고 싶었던 불필요한 치기는 잊은지 오래다. 커피 한 잔을 마셔도, 싸구려 백반집에서 가벼운 한 끼를 해결해야 할 때도 커피 값, 밥 값을 내주는 사람 보다는 내 마음을 이해해 줄 사람이 절실하다.
'은혜를 원수로 갚는 일도 비일비재하다'라는 표현이 차갑지만 냉정하게 판단할 때 사실이라 여겨지는 으른의 세계가 힘들고 어렵기만 하다. 어느새 모두에게 잘 하는 사람이 되버려서 only one이 아닌 one of them 취급을 받고 있다. 이제 그만 관계의 양적 확장을 멈춰야 하는 이유다.
"상대가 나를 아껴주지 않으면 나도 상대를 아낄 필요가 없는 것이다. 아무리 친한 사이라고 해도 상대방의 마음을 온전히 헤아릴 수는 없다. 자기 생각에만 몰두하며 자신의 즐거움만 좇는 이에게 '서로를 배려해달라'는 말은 무의미하다. 이는 관계의 유통기한이 다 되었다는 시그널이다." (p.97)
'당신의 관계에 정리가 필요할 때'는 인간관계, 사랑(연인), 가족, 온라인 그리고 자신. 다섯 영역에서의 관계에 대한 으른스러운 팁 48가지를 담고 있다. 인간 관계에 얽매이지 않으면서 현명한 관계를 유지하는 법이랄까... 관계의 피로도가 높아지면 가차없이 단절시키는 저자의 단호함이 놀라우면서도 부럽다.
'나'를 중심으로 생각하라는 조언이 부쩍 많아진 요즘이다. 이기적이라는 이유로 등한시 되곤 했던 '나'를 일상의 중심으로 옮겨 온다. 타인을 안위를 위해, 타인의 시선을 피해 생각하기를 기피하던 '나'를 먼저 토닥인다. 어차피 내 인생, 내가 중요한건 불변의 진리다. 다른 사람에게 맛있는 음식도 내 입에 안맞으면 맛없는 음식인 것이 세상 이치다.
"대인관계에서 말도 안되는 확률 게임에 스스로를 노출시키기 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드러내는 편이 낫다. 상대에게 백지 상태의 종이를 내밀고, 새로운 글을 그 종이에 새겨보자." (p.73)
다른 사람들은 이렇게 끝이 없이 신경쓰면서, 나 밖에 모르는 천둥 벌거숭이가 되는 관계가 있으니. 부모자식간의 관계다. 당신들 보다 나를 더 귀히 여기시는 분들을 귀찮아하는 건 당연하고 가슴에 대못을 밖는 일도 서슴없이 저지르곤 한다. 가장 깊은 관계를 얇팍한 관계로 만들어버리는 몹쓸 자식으로 사는게 너무 가볍다. 책을 읽는 동안 거울보기를 하듯 반성의 시간을 갖는다.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여겨야 한다. 타인의 위성이 아니라 스스로가 빛나는 별이 되어야 한다. 이미 너덜너덜해진 관계를 이어붙이려고 쏟는 에너지를 모으고 모아 '나'를 채워야겠다. 혼자면 어떻고 여럿이면 어떤가, 별거인듯 별거아닌 인생 행복하면 그만이다! 냉철한 으른의 시선으로 one of them이 아닌 only one이 되어 좋은 사람들과 온기를 나누고 싶다.
"아무리 거대한 산도 지진과 폭우로 무너질 때가 있다.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 해도 상대의 속을 투명하게 알 수 없다. 그러니 누군가에게 기대야 한다면 나 자신에게 기대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누구와의 관계에도 큰 기대를 두지 말자. 직장이 삭막한 이유는 가까운 사람도 등을 돌리게 만들기 때문이다. 자신은 '나는 안 그러는데'라고 말할지 몰라도, 상대방은 다르게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p.54)
[ 네이버카페 책과콩나무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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