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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에서 온 남자 울릭 - 프랑수아 를로르 장편소설
프랑수아 를로르 지음, 지연리 옮김 / 열림원 / 2021년 4월
평점 :
카블루나의 일상을 경험하게 된 이누카 울릭이 이누이트로의 삶을 지켜내기 위한 심리가 다양한 시선으로 섬세하게 그려진다. 전통과 문명의 극단적 대립으로 때로는 남여의 역할에 대한 극단적 갈등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외로움을 견디기 위해 몸을 섞기도하고, 카블루나의 일상과 그들속에 깊숙히 스며든 채 고향으로의 회귀를 갈등하는 스스로의 변화된 모습에 이누카로서의 영혼이 사라져감을 느끼기도 한다. 북극으로부터의 선물 같은 남자 울릭은 카블루나의 삶을 포기하고 다시금 자연과 함께 공존할 수 있는 이누카의 삶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인지,,, 은연중에 울릭에 중독되는 것처럼 높은 가독성과 함께 그의 삶에 빠져들게 된다.
"이 나라는 인구가 많습니다. 저는 일주일 동안 이곳에 머물며 수많은 사람을 만났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평생 만난 사람보다 훨씬 많은 수였습니다. 그런데 모임에 초대되어 이런 저런 사람들과 만나며 한 가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사람도 많고, 모임도 자주 갖는데, 왜 저녁마다 혼자서 쓸쓸한 시간을 보내는지 이유가 궁금했습니다." (p.55)
고아가 된 울릭을 돌보지 않아 어려운 유년 시절을 겪게 했을 뿐만아니라, 원인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영혼과 이별할 시간을 주지 않고 연달아 북극곰 두마리를 사냥했다는 이유로 부족에서 버림받고 어릴적 정혼한 나바라나바와도 파혼을 당했지만, 그는 부족을 지키고 나바라나바를 되찾기 위해 카블루나들의 나라로 떠난다.
북극의 삶과는 너무나 다른 카블루나의 일상. 평생을 만난사람보다 더 많은 사람을 만나지만 그들을 알아간다고 하기보다는 그저 이름과 얼굴을 아는 것에 불과한 의미없는 일상을 이해하기 어렵다. 수없이 많은 사람들을 만나지만 카블루나 사람들은 외롭워 보이기만 하다.
문명과 비문명, 카블루나와 이누이트, 남자와 여자로 대립되는 모든 욕망은 결국 사랑으로 귀결된다. 진정한 사랑을 만나지 못하는 것을 이유로 남자를 거부하는 여자들이 즐비하고, 불꽃같은 사랑이 사그라졌다는 이유로 어리고 예쁜 여자들만 쫓는 남자들이 넘쳐난다. 사랑으로부터 출발한 욕망은 그간에 쌓여진 규율을 흐트러뜨리기에 부족함이 없다. 스스로가 약해진 모습을 들키지않기 위해 자신을 지키기 위해 가시를 세운다.
"이곳 여자들은 고독과 마주할 때 매우 용감해지는 것 같습니다. 저만 하더라도 이 나라에 와서 처음 호텔에서 혼자 잤는데, 상당히 외로웠습니다. 그래서 이곳의 많은 여자들이 혼자 산다는 이야기를 듣고 무척 놀랐습니다." (p.103)
남성과 여성의 지위가 달라지고, 역할이 달라진다고 행복할 수 있을까,,, 단지 달라진 역할로 행복함 포장하는 것은 아닌지,,, 부족과의 공평한 분배를 당연한 것으로 여기던 이누트 울릭이 카블루나의 삶을 동경하게 되고 점점 더 망가져가는 이누이트의 나라를 떠나 나바라나바의 행복을 지켜주기 위해 알롱 만으로 향한다. 잡을 수 없는 행복을 쫓기위해 복잡다단한 세상에 던져진 카블루나를 뒤로하고 평온한 행복을 위해 그들의 세계로 용기있게 돌아간 이누카 올릭의 사랑과 행복을 응원하게 된다.
"단순한 이유입니다. 다른 이들의 미움을 사는 것 부족민사이에 중오가 싹트면 인생이 고달파집니다. 이것이 우리가 포획물을 공평히 나누는 이유입니다. 부족의 평화를 위해서요." (p.177)
[ 네이버카페 컬처블룸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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