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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답게가 아니라 나답게 - 언제라도 늦지 않다고 말하고 싶었다
원현정 지음 / SISO / 2021년 3월
평점 :
'나이답게가 아니라 나답게' 훅하고 들어오는 마음에 드는 제목이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제목에 이끌려 책을 꺼내든다. 늘 남들의 눈을 의식하고 '나'보다는 '남'을 신경 쓰며 사는 나를 꼬집는다. '나'보다는 '남'을 신경 쓰며 사는 것이 비단 나뿐이겠냐마는 쉽게 표현할 수 없는 뼈 때리는 한 문장이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데, 남이 뭐라 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들에게 돈을 받고 하는 일이 아니다. 조셉 캠벨은 <신화와 인생>이란 책에서 '남이 나를 어떻게 볼까를 생각하는 순간 행복이란 없다'고 말한다. 월급을 받고 다니는 회사도 아니고, 내 돈과 시간을 투자해서 하는 일에 남의 평가를 신경 쓸 필요가 있을까. 물론 좋은 평가를 받으면 만족감이 크고 더 기쁘기도 하겠지만, 좋은 평을 듣지 못하더라도 상처받지 말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p.46)
어릴 때는 담백한 맑은 국물요리가 좋고, 중년이 되면 구수한 된장국이 좋아지고, 나이가 들면 진한 사골국물이 좋아진다는데 나는 여전히 담백한 콩나물국과 김칫국이 좋다. 심지어 사골국은 어쩔 수 없는 경우에만 전쟁을 치르듯 먹는 음식이다. 보통은 진한 사골국물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을 하자마자 오십이 가까워지고 있는 나이에도 여전히 음식 투정을 하는 철부지가 되어버린다.
사골국을 싫어하는 것을 비롯해 단짠단짠한 음식을 선호하는 나의 애기 입맛을 아는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는 편하게 No!를 외치지만 어려운 곳에서는 점잖은 중년을 흉내 내느라 먹기 싫은 음식을 먹곤 한다. 나답게를 버리고 나이답게 사는 모순적인 대표적인 모습이다. 철없어 보이면 그게 뭐가 대수라고,,, 좋아하는 것만 먹기에도 짧은 인생을 왜 이리 어렵게 살아야하나 모르겠다.
뜻하지 않게 '나이'가 만드는 장벽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고 되뇌면서도 반백을 바라보는 나이에 새로운 무엇인가를 시작하기에는 용기가 뛰어넘을 수 없는 두려움이 나를 가로막는다. 은퇴를 앞두고 작가, 화가 등 쉽게 생각하지 못했던 도전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진 요즘이다. 그럼에도 나는 용기 있게 도전하기보다는 그들을 부러워하고만 있다.
나다운 삶이란 무엇인지 생각해 본다. 단지, 마음 가는 대로 사는 것만을 나다운 삶이라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설레는 일상을 이어갈 수 있을 만큼의 용기와 울고 싶을 때 울 수 있고, 웃고 싶을 때 웃을 수 있는 감정의 자유로움을 장착하는 삶을 나다운 삶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반백의 나이를 앞두고 있음에도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지지 못하는 소심함이 안타깝지만, 그 역시 나다운 삶의 일부가 아닐까,,, 사회학을 전공했지만 보석 감정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장신구 디자이너와 대학강사 그리고 지금은 라이프 코치라는 새로운 타이틀의 삶을 살고 있다는 저자 역시 선택의 순간마다 두려움을 뛰어넘기 위한 용기를 얻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으리라.
여전히 나이가 두려운 나지만, 어제 보다는 오늘의 내가, 오늘 보다는 내일의 내가 더 나다운 삶을 살아내기를 응원한다.
언젠가 명상 시간에 어느 스님이 물으셨다.
"어떻게 하는 것이 잘하는 것일까?"
이 사람, 저 사람이 대답했다.
"열심히 하는 것이요."
"그건 당연하다."
그럼 뭘까?
스님이 대답하셨다.
"잘하려면 계속하는 것이다." (p.122)
[네이버카페 책과콩나무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