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행관들
조완선 지음 / 다산책방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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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 만 명 중에, 쓰레기를 전담 처리하는 청소부가 몇 명쯤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사회 정의를 이루지는 못해도 이 사회가 만만치 않다는 걸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그 몇 명 중에 한 명이 되기로 했다." (p.142)

집행관,,, 법원 소속으로 서류와 물품 송달, 재판 집행 및 몰수 물품 회수 등의 법령에 의한 사무에 종사하는 공무원들을 이르는 말이다. 한마디로 공적인 업무를 집행하는 사람들을 이를 담당하는 사람들을 이르는 말로 그들은 법에서 정한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 단독제 독립기관이다. 즉, 법령에 따라 수행의 권한을 부여받은 경우 무소불위의 실행력을 보여줄 수 있는 공무원들이라 할 수 있겠다. 보통의 사람들이 집행관들을 만나는 경우는 각종 채권채무 관계에 따라 빨간 딱지라 불리는 압류 딱지를 처분하는 경우이거나, 행정명령 처분을 위한 강제대집행 등 유쾌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법을 어기지 않았으면 만날 일이 없는 공무원이라 하겠다.

다만, 세상의 모든 범죄자들이 집행관들을 만나지는 않는다는 씁쓸한 현실. 무전 유죄, 유전 무죄라는 말이 있듯이 힘없고 돈 없는 서민들은 10원만 연체해도 득달같이 빨간 딱지와 함께 집행관을 만나야 하고, 힘 있는 권력자들은 나라를 통째로 팔아먹어도 잘 먹고 잘 사는 부조리한 세상이 작금의 현실이라고나 할까.

사회에 만연한 부조리에 염증을 느낀 이들이 사명감을 갖고 집행관이 되어 나타났다. 이들은 사회적 분노를 오직 행동으로 보여준다. 철저한 사전조사와 치밀한 시나리오로 처벌받지 않았던 극악무도한 범죄자들에게 걸맞은 처형을 집행한다. 법에 의한 적법한 처분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읽는 동안 통쾌한 기분을 느끼는 건 나뿐일까! 적법한 처분 여부를 떠나, 집행관들을 응원하게 된다.

일제강점기를 풍미했던 고문 경찰에게는 그가 자주 사용했던 일제강점기의 고문을, 권력에 휘둘려 부조리한 판결을 내린 전직 검찰 출신의 3선 국회의원에게는 조선시대의 부패한 관리들에게 가했던 형벌을 집행한다. 철저히 분석한 범죄를 고려한 형벌은 연쇄살인이라는 범죄임에도 불구하고 무전 유죄의 부조리를 온몸으로 느끼고 있는 평범한 소시민들에게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선물한다.

나라가 처벌하지 못한 범죄자를 직접 처형하는 집행관들과 집행관들을 잡기위한 수사관들의 추격전 또한 긴장감을 높이는 한축이 되어 준다. 친일을 통해 부정하게 취득한 재산을 되찾고, 호화로운 명당으로 마지막 가는 길을 장식하고 싶은 친일파를 시작으로 국회의원, 기업인, 전직경찰까지 권력으로부터 면죄부를 받은 그들을 처벌하기 위한 집행관 어벤저스의 집행을 멈출수 있을 것인가!

또 다른 집행관이 필요하지 않는 사회가 되기를,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 생기지 않는 공정한 대한민국을 꿈꾸며 마지막 책장을 덮는다.

[ 네이버카페 컬처블룸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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