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행성동물
황희 지음 / 몽실북스 / 2021년 2월
평점 :
절판


"죽었지만 죽지 않았다.
살아있어도 산 것이 아니다.
우리는 좀비에 대한 새로운 기준이 필요했다."


몇년전 부산행 이후 다뤄지지 않았던 좀비 소재의 영화가 작년에는 코로나19의 영향이었는지 두 편이나 개봉을 했었다. 여러가지 사정으로 영화를 많이 보지 못했던 시기였음에도 - 잘생긴 주인공 출연 때문이기도 하고 - 두 편의 영화를 모두 관람했다. 피와 살이 난무하는 인간과 좀비의 싸움이 영화의 주된 내용이었지만 좀비에 대한 연민을 시선 또한 한축을 담당하고 있었던 기억이 남아있다.


인간성을 상실했지만, 인간이었던 생명체들과의 치열한 싸움 그리고 그들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한 선과 악의 미묘한 경계. 살아남기 위한 악행쯤은 용서할 수 밖에 없는 끔찍한 인간의 민낯, 감염된 딸 러너를 살리기 위해서는 무슨일이든 할 수 있는 엄마 한나와 감염된 아내를 위해 살아있는 사람을 유인해 가두는 한 남자의 모습이 겹쳐진다. 내가 살기위해 가족을 살리기위해 다른 이의 희생쯤은 무시할 수 있는 인간의 본성을 보게된다.


마약중독자였지만 자신 때문에 태어날때부터 마약중독으로 하반신마비로 살아가야하는 딸이 태어난 후, 인간의 선량함을 믿는 판사를 만난 덕분에 한나는 갱생의 기회를 얻고 미국 텍사스 엘파소의 국경수비대원으로 매일매일이 전쟁같지만 딸 러너와 함께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 그러나 우연히 조직적인 마약협력 카르텔을 알게되고 그들은 한나에게 협력할 것을 강요하지만 마약의 폐해를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그들과 적이되기로 한다.


러너와 함께 평범한 삶을 이어갈 수 없게 된 한나는 부모님과 남동생이 있는 한국의 흰섬으로 아무도 반기지 않는 귀향을 결정한다. 그러나,,, 평온을 위해 찾은 흰섬은 마약으로 촉발된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아비규환이 된다. 살기위해 감염된 자들을 죽여야 하는 비감염자와 치료제를 구할 수 있을 때까지 그들을 살리고 싶은 한나의 외로운 싸움이 이어진다.

인간의 이기심으로부터 출발한 의문스러운 발원지와 끊임없는 확산 그리고 무증상 감염자까지 흰섬을 고립시키고 있는 바이러스가 은연중 COVID-19를 떠오르게 한다. 일상을 파고드는 바이러스의 공포는 비감염자들의 살기위한 몸부림으로, 주변을 생각하지 않는 무분별한 행동들은 잠깐의 쾌락을 위해 서슴치않고 마약에 손을 대는 그들과 맞닿아 있는 듯하다.


#살아있습니다... 목숨을 건 치열한 바이러스와의 싸움에서 살아남아 사랑하는 이들의 곁으로 돌아온 이들의 환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살만한 곳임을 깨닫게 한다.


"하진은 그제야 자신이 손에 쥐어야 할 것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그것은 극심한 공포가 아니라 살리자는 마음과 그 일을 함께 할 친구들의 손이었다."(p.336)​


연일 오르내리는 코로나19 때문인지 고립된 흰섬과 그곳에서 살기위해, 살리기위해 몸부림치는 한나의 노력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 상황에 대한 격한 공감과 빠른 전개 덕분에 순식간에 독파할 수 있는 미스터리 좀비소설이었다.


[ 네이버카페 몽실북클럽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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