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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어사이드 하우스
찰리 돈리 지음, 안은주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1년 1월
평점 :
"베니암 솔룸, 레린쿠아티스 에트 - 혼자와서 함께 떠나다."
수어사이드 하우스... 제목부터 자극적이다. 2019년 여름 끔찍한 사건이 일어난 그곳, 완벽하게 통제된 살육현장 웨스트몬트 사립고등학교의 버려진 교사에서 벌어지는 끊임없는 자살. 살아남은 이들이 하나씩 차례로 그곳으로 돌아가 달리는 기차에 뛰어들어 생을 마감한다. 베일에 쌓인 그곳에 감춰진 비밀은 무엇일까. 긴장감 넘치는 사건과 세상과 한발자국쯤 떨어진 삶을 살고 싶어하는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끝내주는 몰입감으로 빠져들게 한다.
웨스트몬트 고등학교에는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 모두가 다 아는 비밀스러운 - 13-3-5를 따라 도착한 그곳에서 선택받은 자들만이 함께할 수 있는 '맨인더미러'라는 전통이 있다. 선택받은 자들의 자만과 선택받지 못한 자들의 무기력함을 에너지로 삼아 2019년 6월 21일 밤이 가장 짧은 하지 그날밤에도 웨스트몬트 폐교사에서 보이지 않는 유령에게 선택받은 자들의 비밀스러운 맨인더미러가 시작된다. 달리는 기차에 실려온 유령들이 그곳에 머물지 못하도록 웨스트몬트의 선택받은 자들은 분주히 움직이지만, 그들을 지켜보고 있는 유령의 시선을 피할 수 없다.
"나는 동전하나로 형을 죽였다. 간단하고도 가볍게, 그리고 완벽하게 그럴듯하게." (p.9)
죄의식 없이 끊임없이 살인을 계획하고 실행에 옮기는, 평범함이라는 가면을 뒤집어쓴 채 세상에 스며들어 살아가고 있는 연쇄살인마가 담담하게 적어내려간 일기다. 가부장적인 권위와 힘으로 그가 사랑하는 엄마를 무참히 짓밟는 아버지와 그런 아버지로부터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 연약한 몸으로 무자비한 폭력을 받아내고 있는 엄마에 대한 비틀어진 집착은 아이에게 계획적인 연쇄살인이라는 광기를 남긴다.
한편, 세상과의 어울림이 다소 부담스러운 범죄 재구성 전문가 로리는 해결되지 않는 사건에서, 그들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영혼의 목소리를 듣고 있는 듯하다. 로리는 수사과정에서 놓친 작은 실마리를 찾아 자신만의 방식으로 해결해 간다. 그리고 그녀에게는 일상의 관계가 부담스러운 그녀를 이해하고 사랑해주는 범죄 프로파일러 레인이 함께하고 있다.
석연치않게 종결된 웨스트몬트 고등학교의 끔찍한 사건을 파헤치고 있는 방송사로부터 레인에게 프로파일링 의뢰가 들어오고, 레인은 평소와 다름없이 미제사건을 해결하고 혼자만의 휴가를 준비하고 있는 로리에게 함께할 것을 제안하지만 로리는 그녀를 안식으로 이끌어 줄 수 있는 도자기 인형 경매 참여를 위해 그의 제안을 거절한다. 원하는 인형을 낙찰받은 로리는 자석에 이끌리듯 레인이 사건 해결을 위해 떠난 곳을 찾게되고 극적으로 의문의 가스폭발사고에 휘말린 레인을 구한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사건들은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았던 작은 단서, 매끄럽게 펴진 동전으로 이어지고... 과연 로리는 조용히 묻혀질뻔한 잔인한 연쇄살인을 해결할 수 있을것인가! 끝까지 손에 땀을 쥐게하는 쫀쫀한 긴장감이 매력적이다. 마지막 작가의 말은 각각의 캐릭터들의 특화된 활약을 볼 수있는 다른 작품들을 찾아보고 싶게 만든다.
[ 네이버카페 컬처블룸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 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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