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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를 삼킨 소년
트렌트 돌턴 지음, 이영아 옮김 / 다산책방 / 2021년 1월
평점 :
어린왕자처럼 마음한켠에 늘 남아있는 '나의 라임오렌지나무'의 제제를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소개글에 홀이듯 끌려 읽기 시작했다. 살짝 두꺼운 두께감과 한동안 미스터리 소설에 집중한 탓에 잔잔한 대화글이 시선을 휘어잡지는 않았지만 엘리의 고백같이 글이 긴시간 여운을 남긴다. 일찍 어른이 되어버렸지만, 여전히 남아있는 아이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세상을 특별한 베이비시터 - 베이비시터로 어울리지 않는 - 슬림 할아버지와 나누며 조금씩 단단한 어른이 되어간다.
과하게 술을 마시는 아빠와 마약중독에서 벗어나기는 했지만 여전히 마약을 팔고 있는 엄마, 엄마와 함께 마약을 팔고 았는 새아빠 그리고 말을 잃어버린 채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 있는 형까지... 어린 엘리에게 평범한 가족은 허락되지 않았다. 심지어 엘리에게 특별한 베이비시터가 되어주고 있는 슬림 할아버지는 24년간 감옥에 갇혀 있던 전설의 탈옥왕이다. 엘리가 좋은 사람 되기에는 극복해야할 것들이 너무나 많아 보이는 범상치 않은 환경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엘리는 좋은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
엘리의 새아빠 라일과 엄마는 마약판매상 타이터스를 위해 일하고 있다. 지긋지긋한 범죄의 소굴에서 벗어나 평범한 삶을 살고 싶었던 엘리와 라일은 마약으로 돈을 벌기위해 모종의 계획을 세우지만, 그들의 계획이 호수에 떨어지는 물방울 하나가 되어 라일의 절친 테리의 밀고로 라일은 타이터스에게 끌려가 소리없이 사라지고, 엄마는 누명을 쓰고 감옥에 들어가게 된다. 악하기가 끝이 없는 마약판매상 타이터스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어린 엘리에게까지 마수를 뻗어 엘리의 삶을 위태롭게 만들지만, 그의 특별한 가족 슬림 할아버지와 형의 무한한 사랑으로 비뚤어지지 않고 성장한다.
범죄기사를 쓰고 싶었던 엘리가 신문사 보조로 일하고 있을 때 운명처럼 타이터스에게 복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고,,, 엘리는 케이틀린과 함께 타이터스의 비밀을 파헤쳐 그가 가장 정점에 이른 순간 만천하에 공개하는 통쾌한 복수의 순간을 맞이한다.
벽돌책의 두께와 선호하는 장르가 아니어서 인지 나에게는 가독성이 좋은 책이 아니라서 읽는데 시간이 좀 걸리기는 했지만 엘리에게 위기의 순간마다 등대가 되어주는 빨간전화기와 평범하지 않은 가족이지만 힘이 되어주는 따뜻한 사랑이 여운을 남긴다. 여러가지가 겹쳐진 이미지로 표현되어 있는 표지처럼 가볍지 않은 글이었지만, 평범하지 않지만 그를 사랑하는 마음만은 언제나 진심인 가족들과 함께 넓고 푸른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닐 수 있는 새처럼, 좋은 사람으로 성장하고 있는 엘리를 응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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