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안녕 앤 일력
미르북컴퍼니 편집부 지음 / 북엔(BOOK&_) / 2020년 12월
평점 :
절판


지금은 거의 볼 수 없지만 어릴 적 할머님 댁에만 있던 달력이 있었다. 다른 달력들과 달리 얇은 습자지를 재질로 한가운데 커다란 숫자를 중심으로 작은 글씨의 음력과 날, 이사하기 좋은 손 없는 날과 각종 기념일이 깨알같이 적힌 일력이다. 대부분 금은방이나 은행 같은 살짝 부유한 점포에서 나눠 주셨을 뿐만 아니라, 절대로 2권은 주지 않는 귀한 몸이었다. 이렇게 귀하게 대접받던 일력이 하나둘 사라지고 난후에도 우리 할머니는 종종 그 옛날 일력을 그리워하곤 하셨다.

그 옛날 유물처럼 여겨지던 일력이 한 두해 전부터 귀염뽀짝한 캐릭터로 무장하고 하나 둘 등장하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나이 든 아줌마까지 설레게 한다. 어린 시절의 향수와 함께 추억 돋는 캐릭터까지 풀 장착을 하고 말이다.

손안에 들어오는 귀여운 사이즈의 일력이 앤의 환한 웃음과 함께 내게로 왔다. 하루하루 뜯어내야 하는 일력이지만 도저히 아까워서 한 장 한 장 뜯어낼 수가 없다. 일력이지만 일력일 수 없는... OTL

앤의 환한 웃음을 바라보며, 눈으로 넘겨야 하는 갈등이 생긴다. 하루하루 질문에 답을 써 내려가는 다이어리로 써야 하나 봐... 어쩜 좋아~~

일력의 리뷰를 쓰고 있는 오늘까지도 곱게 넘겨가며 뜯어내지 못하는 소심함을 보이고 있는 중이다 ㅋㅋ

아무튼, 책상의 한자락을 차지하고 하루하루에 생기를 불어넣어 줄 일력답게 단단하고 튼튼하게 구성되어 있다. 작은 박스 안에 살포시 들어 있던 앤과 만난 후 뒤편의 지지대를 삼각으로 접어주면 당당하게 잘 서있는다! 오호~ 예뻐라 ♡♡

단단한 표지를 뒤로하고 일력의 안으로 접어들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보들보들한 재질의 달력이 나타난다. 오래전 할머니가 애지중지하던 습자지 일력의 고급스러운 모습이랄까 ^^

작은 고양이를 끌어앉고 윙크하는 앤을 뒤로하고, 다음 장으로 넘기면 많은 것들을 희망하는 버릇이 있다며 수줍에 자신을 소개하는 앤이 수줍게 나를 반긴다. 앤처럼 나도 희망하는 버릇을 갖고, 나에게도 꼭 찾아올 행복을 함께 기다리고 싶어진다.

1월 1일 올해 꼭 이루고 싶은 세 가지? 그럼 그럼~ 새해 첫날은 다짐으로 시작해야지!

올해 꼭 이루고 싶은 세 가지라~ 우선은 다이어트해서 살을 아주 쪼끔 빼고 싶고, 한주에 두 권 이상 책을 읽어서 한 해 동안 100권 독서를 성공하고 싶고, 마지막으로 스마트폰은 조금만 멀리했으면 좋겠다. 혼자만 다짐하는 것이 아니라 앤에게 이야기하면 실천의지가 좀 더 생기지 않을까 하는 실없는 생각도 해본다.

하루하루 넘길 때마다 만나는 앤의 다채로운 표정이 사랑스럽다. 때로는 기대에 가득 찬 설레는 표정을 보여주기도, 때로는 화가 난 듯 뾰로통한 표정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더불어 묻는 질문들은 귀엽게 하루하루를 설레게 한다. 리뷰를 쓰고 있는 1월 18일에는 집에 대한 의미를 묻고 있고, 내 생일인 6월 10일에는 어머나! 나의 재산에 대해 묻는다~ 우연히 열어본 일력의 생일날 질문 주제가 재산인 걸 보면 아무래도 올해는 재물운이 있을 건가 보다. ㅋㅋ

아무튼, 올해는 앤과 함께 하루하루 즐겁고 행복한 일만 가득한 한 해가 되길 빌어본다.

[네이버 카페 컬처블룸 서평단으로 일력을 제공받아 체험 후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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