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잘 살고 있어 - 이 시대 2인 가족의 명랑한 풍속화
박산호 지음 / 지와인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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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평범하기가 제일 힘들다'라고 말하면서, 보편적이지 않은 형태를 보이는 누군가를 보면 '기회는 이때다!' 싶을 정도로 색안경을 끼고 본다. 내가 어릴 적 대한민국을 설명하는 가장 선두에 있는 설명은 '단일민족국가'였다. '한민족이 아니면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야'라는 아우라를 무한정 내뿜고 있는 설명이었을 뿐만 아니라, 소위 말해서 한민족이라고 하는 평범하지 않은 누군가를 열외 시키는, 지금 생각으로는 너무나 이기적인 설명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저자 또한 보통의, 평범한 가족이 아닌 싱글맘과 딸 그리고 묘르신과 어린 강쥐로 구성된 평범(?) 하지 않은 가족이라며 말문을 연다. 아빠와 엄마 그리고 자녀로 이루어진 가족이 아니라고 해서 그 가족을 '결핍'된 가족이라고 할 수 있을까 싶지마는 안타깝지만 흔히 말하는 보통의 시선으로는 그럴 수도 있으니 패스하고... 부모가 아이를 키우고, 아이가 부모를 성장시키고 있다는 문장이 마음에 닿는다.


같은 워킹맘으로 아이가 어릴 적 오롯이 집중해 주지 못한 날들에 대한 후회와 연민에 대한 공감이 남다르다. 엄마표 집 밥보다는 배달의 민족과 더 친하고 따뜻한 밥 한 끼를 맛집을 찾아가는 것으로 여기는 우리 아들과 다르지 않지만, 아이들도 다 자라서 어른이 된 후에는 따뜻한 엄마표 집 밥은 아니었지만 아이들을 위해 최선을 다했던 엄마의 마음을 이해해 주지 않을까 싶다.


우리 엄마도 종종 우리 딸들은 엄마처럼 안 살았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신다. 아마도, 남편과 아이를 위해 많은 것을 포기하고 살아야 했던 엄마들의 삶을 자신의 딸들이 그대로 이어받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에서 하시는 말씀이지 않을까. 하고 싶은 일, 먹고 싶은 일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야만 하는 일이 나에게 주어진다면 미련 없이 포기하는 삶을 살고 있지만, 나이가 들어감을 느낄 때마다 어차피 한 번 사는 인생 나도 행복하고 아이도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지 않고 바보처럼 나의 행복을 포기하는 삶을 살아왔던 이전의 삶에 대한 미련이 남는다.

"가고 싶다고 생각하면 갈 수 있다. 가겠다고 생각하면 언젠가 는가게 돼 있어."(p.36)


커다란 고양이(작가님과 함께 살고 있는 묘르신이겠지)가 작은 사람들을 붙잡고 있는 귀여운 표지가 독자를 반긴다. 아슬아슬하기도 어찌보면 거대냥이 든든하게 그들을 잡아주고 있는 듯하기도 하다. 왠지 표지만으로도 흐믓해진다. 완벽하지 않아도, 아직 자라는 중일지라도 그녀들의 삶이 따뜻하고 행복할 것같다. 살면서 아주 자주 나를 삐지게(?) 하는 행동과 말들을 서슴없이 투하하시지만, 세상에서 나를 제일 잘 아는 우리엄마와 나 같은 평범하지만 평범하지않은 모녀의 삶이 참 예쁜 글이었다.


[네이버카페 책과콩나무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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