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더브레 저택의 유령
루스 웨어 지음, 이미정 옮김 / 하빌리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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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님, 제가 누군지 모르시겠죠. 그래도 제발, 제발, 저를 좀 도와주세요." (p.9)

음습한 기운을 내뿜는 저택과 저택을 감싸고 있는 어둠.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하지 않니? 어서 펼쳐봐!'라고 이야기하는 듯하다. 현대판 애거사 크리스티, 새로운 스릴러 여왕의 탄생이라 칭송받고 있는 루스 웨어의 소설 '헤더브레 저택의 유령'은 온몸으로 시커먼 기운을 내뿜으며 나를 유혹한다. 본격적인 스토리로 진입하기 전부터 긴장감을 자아낸다.

렉스햄 변호사에게 자신을 구해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는 호소와 함께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는 HMP 찬워스 교도소 수감자 로완의 편지로부터 시작한 헤더브레 저택의 유령. 로완은 자신을 스물여덟 살의 전직 아이돌보미라며, 아이를 죽이지 않았는데 억울하게 살인죄로 수감되어 있다는 호소와 함께 자신이 무죄일 수밖에 없는 사건의 전말을 전한다. 굳게 잠긴 문, 독초로 가득 찬 비밀의 정원 그리고 밤마다 로완을 괴롭히는 발자국 소리까지... 헤더브레 저택이 간직하고 있는 석연치 않은 비밀들에 대해 알리고 싶다. 사랑스러운 아이 매디를 죽인 사람은 자신이 아니라 헤더브레 저택의 유령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말이다.

우연히 로완의 눈에 띈 유혹적인 조건의 헤더브레 저택 아이돌보미 모집공고 그리고 그만두고 싶어지게 만드는 리틀 니퍼스 어린이집의 근무환경. 그녀는 홀린 듯 헤더브레 저택의 아이돌보미에 지원하고 완벽한 아이돌보미로 변신 후 이직에 성공한다. 헤더브레 저택의 다섯 번째 아이돌보미가 된 로완은 엘린코트 부부의 일정 변경으로 이직한 첫날부터 아이들을 홀로 책임지게 되고, 면접 때부터 그녀의 신경을 거스르는 헤더브레가의 둘째 매디와 의문의 발자국 소리는 점점 더 숨통을 조여오고,,, 로완은 점점 더 수렁으로 빠져든다...

고풍스러운 저택을 가장하고 있지만 온갖 스마트 기기들로 가득 찬 이중적이고, 고립된 은밀한 저택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그녀를 공포 속으로 몰아넣는다. 그녀에게 친절하고 우호적인 동료 잭의 의심스러운 행동은 독초로 딸을 살해했을 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받고 있는 헤더브레 저택의 전주인과 관계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의심으로 이어지고, 급기야 기숙사에 머무르다 돌아온 엘린코드 부부의 첫째 딸 리안논은 충격적인 사실을 전하며 그녀를 협박한다. 그리고, 그녀의 공포에 몰입되어가고 있을 즈음 충격적인 반전으로 긴장감을 높인다.

"전 사실을 다 말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렇게 여기에 갇혀 버렸어요." (p.432)

서간체라는 다소 독특한 형태를 띄고 있어서인지, 책을 읽는 동안 마치 그녀가 겪은 일을 옆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듯 읽힌다. 반전을 즐기는 스릴러소설 매니아라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네이버카페 컬처블룸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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