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뒤바뀐 램프의 주인 디즈니 오리지널 노블
리즈 브라즈웰 지음, 김지혜 옮김 / 라곰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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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더 나은 사람이 되겠다고,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단다." (p.13)

만화영화와 실사판 영화로 이미 여러 번 보기도 했을 뿐만 아니라, 어릴 적 동화책으로도 여러 번 접했던 알라딘을 복습하듯 읽어내려가는 기분이 새롭다. 영상으로 다 담아내기 어려운 인물의 감정선이나 상황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이전에 봤던 영상을 연결해가면서 책을 읽는 즐거움은 새로운 내용의 소설책을 읽는 것만큼이나 즐겁다. 나는 책을 먼저 읽고 영화나 드라마를 보기보다는 영화나 드라마를 보고 난 후 원작을 다시 찾아 읽는 순서를 선호하는 편이다. 영상에 담아내지 못한 탄탄한 스토리를 새로 구성해보는 일을 즐긴다고나 할까,,, 아무튼 이번 디즈니 오리지널 노블 중 하나로 출판된 '알라딘, 뒤바뀐 램프의 주인' 역시 오래되지 않은 실사판 디즈니의 감동을 다시 느껴 볼 수 있는 시간을 나에게 선물한다.

찰떡같이 어울렸던 윌 스미스의 지니와 너무나 예뻤던 나오미 스콧의 자스민 공주를 떠올리며 읽기 시작한다. 살짝 두께감이 있는 책이지만, 샛노란 표지와 큼직큼직한 글자들로 인해 두께에 대한 부담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덕분에 살짝 키덜트 성향이 있는 나 같은 독자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럽다.

마지막 요정 지니의 번뇌가 만화영화와는 다른 무게감으로 다가온다. 가진 자의 욕심과 탐욕의 선택으로 벌어지는 어둠에 당당히 맞서는 알라딘을 비롯한 쥐떼거리 영웅들의 모험담이 뻔한듯하지만 뻔하지 않은 감동을 선사한다. 탐욕스러운 자파에게 힘을 실어주는 주술서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서 남겨두고 싶은 자스민과 선한 의도의 욕심이지만 자파의 세상과 다르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것을 두려워하며 주술서를 없애려는 알라딘의 대립은 단순한 권선징악이 아니라 현실적인 선택의 어려움을 보여주기도 한다.

궁전에 예쁘게만 머물고 있는 공주가 아니라 스스로를 성장시키며 아그라바 주민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새로운 술탄 자스민을 선두로 쥐떼거리의 모르지아나 등 스스로의 영역을 개척해나가는 당당한 여주들의 활약이 인상적이다. 더불어 페이지 간간이 포함되어 있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장면을 다시 보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작은 황금 새장에 갇힌 커다란 새를 상상해봐. 만약 내 아버지의 죽음이 아니었다면 난 지금과 같은 행복을 누리지 못했을 거야. 나는 여기서 자유로워. 선택의 자유를 갖는다는 것은 원하는 모든 것을 누리는 것보다 값진 일이야." (p.225)

'알라딘'이라는 디즈니 원작 소설을 복기하듯 쉽게 읽어내려갔던 시간이었지만, 흥미롭게 디즈니 만화를 보고 난 후의 감상과는 달리 자파와 알라딘의 대립 결과에 대한 단순한 권선징악이 아니라, 알라딘을 비롯한 등장인물들이 스스로의 선택에 의해 성장하는 과정을 살필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준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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