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28가지 세계사 이야기 : 사랑과 욕망편
호리에 히로키 지음, 이강훈 그림, 김수경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워낙에 외우는 데 소질도 없는 데다가, 극도로 싫어하는 탓에 학창 시절 몸서리를 쳐가며 싫어했던 과목중에 하나가 역사다. 그나마, 한국사는 역사드라마를 통해서라도 어설프게 지식을 습득하곤 했지만 나에게 세계사, 세계 지리는 탈출구가 없는 끔찍한 과목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아주 가끔이지만 - 외워야 된다는 강박이 없으니 편한 마음으로 - 흥미 위주의 가벼운 역사책을 재미삼아 역사책을 읽곤 한다.

 

 

이런 지극히 개인적인 역사책 선택에 부합하는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28가지 세계사 이야기 - 사랑과 욕망편"을 읽어 보기로 한다. 인간사에서 가장 기본적인 본능 사랑과 욕망을 다룬 역사책이니 나 같이 역사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사람도 부담 없이 도전할 수 있다. "사랑과 욕망의 포로가 되어 자신의 인생과 세계사의 물줄기를 돌려놓은 28인"의 이야기라니~ 흡사 만화책을 읽는 기분으로 시작할 수 있다.

 

 

만화책을 읽는 것 같은 내 마음을 이해하듯 첫 번째 등장인물이 어릴 적 푹 빠졌던 만회 베르사이유의 장미의 두 주인공 페르센 백작과 마리앙투와네트 왕비 이야기다. 순정만화의 샤방샤방한 모습만 떠올리고 있는데, 비록 실패했지만 혁명으로부터 왕비를 지키기 위해 200억을 투자했다는 사실에 페르센 백작이 더 멋있어 보이는 건 내가 너무 속물이어서가 아닐까 ㅋㅋ 허영심 많은 왕비를 위해 전부를 버릴 수 있는 백작이 있으니 먹을 것만 밝히는 루이 16세가 오징어로 보이는 건 너무 당연한 거 아닌가? 이래서 역사는 정사보다는 야사가 흥미롭다. 200억과 식탐 부리는 루이 16세는 이제 절대 안 잊어버릴 것 같으니 말이다.

 

 

사랑과 욕망이라는 본능을 다루다 보니 흠칫 놀랄 만큼 엽기스러운 에피소드가 빈번히 등장한다. 교황 알렉산데르 6세의 아들 체사레와 딸 루크레치아는 남매의 금지된 사랑을 넘어 아버지와 딸의 관계까지, 심지어 이들은 삼각관계를 형성하기도 한다. 워낙 복잡하게 얽히고 설키다 보니, 성직자 알렉산드르 6세의 문란한 성생활은 당연한 일상으로 보이는 지경에 이른다. 엽기스럽지만 사랑과 욕망이 세계사를 움직이는 톱니바퀴라 칭해지기에 모자람이 없다.

 

사랑과 욕망은 역사를 움직이는 것도 모자라 각 분야의 정점에 있던 예술가들의 예술혼을 불태우게 하기도 했다. 여자와 사랑을 나누어야만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는 피카소를 비롯해 로댕의 사랑에 끝까지 집착했던 천재 조각가 카미유 클로델까지... 사랑과 욕망은 예술적 감성의 키가 되곤 한다.

 

앙투아네트를 시작으로 나폴레옹, 피카소, 처칠, 아인슈타인 등 역사에 문외한이라도 이름은 알고 있는 28명의 엽기스러운 사생활이 재미있게 녹아있는 책이었다. 흥미위주의 부담없는 역사책을 찾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정설은 아니지만 유쾌하게 유식한 척 할 수 있는 재미있는 지식을 얻을 수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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