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숙제 - 남들처럼 살면 내 인생도 행복해지는 걸까요?
백원달 지음 / FIKA(피카)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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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활은 철창 안의 다람쥐처럼
늘 똑같은 쳇바퀴인걸." (p.56)

어른이 된다는 건, 나이를 먹어간다는 건,,, 나를 찾아가는 여정이라기 보다 나를 지워가는 여정이 아닐까 한다. 남들처럼 평범하게 사는 일상을 행복이라 여기며,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잊어간다.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만의 꿈을 품고 산다. 비록 이룰 수 없는 꿈이라도 포기하지 않는다. 잠깐, 아주 잠깐 고된 일상에 지쳐 '꿈'을 잊었다고 여길지도 모르지만, 꿈이라는 건 쉽게 놓을 수 없는 힘을 지니고 있다. '인생의 숙제'라는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를 평범한 일상을 통해 담담히 내어놓는다. 작가와 화가라는 꿈을 뒤로한 채 평범한 회사원이 되어 일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늘 마음한켠의 공허함을 채울 수 없는 그녀들의 숨겨진 마음을 엿본다.

작가가 되고 싶지만 어려운 가정형편과 홀로 자신을 키우는 엄마를 안타깝게 여기고 일찍 철이 들어버린 박유나주임. 10년이 넘도록 고된 서울생활을 이어가고 있지만 변변한 집조차 마련할 수 없는 신세가 처량하기만 하다. 맞지않는 톱니바퀴를 조각내면서 억지로 맞물려 돌아가고 있는 듯한 석연치 않음을 떨쳐버릴 수 없는 오래된 연인과 한치앞을 내다볼 수 없는 인생임에도 늙고 힘없어 질 미래의 나에게 볼모로 잡혀있는 젊은 지금을 꾸역꾸역 살아가고 있다. 이렇게 살고 있는 나의 삶이 옳은 삶인지 자꾸만 자꾸만 물음표가 생긴다. 남들과 조금 다른 삶을 살아도 결혼, 아이와 같은 인생의 숙제를 조금쯤 뒤로 미뤄도 지금의 내가 행복하다면 괜찮은 인생이지 않을까 싶다. 남들과 똑같은 행복이 아니라, 나만의 행복을 위해 조금만 용기를 내보기로 한다.

주변의 친구들이 하나 둘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을 보면서도, 꿈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던 워킹맘 최미경 대리. 비록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혀 일상과 타협하고 있다.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따뜻한 마음을 잃지 않고 꿈을 응원하고 있다. 그리고 진심으로 사랑하는 단 한사람의 응원을 등대삼아 그녀의 꿈을 지켜낸다. 여전히 팍팍한 삶이 그녀를 쫓고 있지만, 따뜻한 울타리 안에서 꿈을 이어가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화려한 외모와 넘사벽의 스펙 그리고 탁월한 업무능력까지 겸비한 골드미스 홍진숙팀장. 성공을 위해 사랑하는 사람을 버리고 자신을 버렸다. 하지만 그녀앞에 남은 건 결혼과 아이라는 평범한 인생의 숙제를 해결하지 못한 까칠한 노처녀라는 타이틀뿐이다. 성공을 위해 달려갈수록 점점 더 짧아지는 통화시간이 마치 평범한 일상의 행복을 잃어가는 그녀같다. 이렇게까지 성공해야하는 걸까. 여유를 갖고 주변을 둘러보며 조금만 천천히 살아가는 삶도 꽤 괜찮은 삶이라고 전하고 싶어진다.

일상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세사람의 모습을 한 발자국쯤 떨어져서 가만히 들여다 본다. 인생의 숙제를 하듯 학교를 졸업하고, 적당히 취직하고, 결혼할 나이즈음 옆에 있던 사람과 적당히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늙어 간다. 미완의 숙제도, 정답을 벗어난 숙제도 허락받지 못한 정답의 숙제만 강요받으면서 말이다. 지금껏 누구나 이야기하는 인생의 숙제를, 정답으로만 써내려가고 있는 나는 행복한가... 지금껏 살아온 내 인생을, 내 꿈을 가만히 돌아보게 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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