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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아이드 수잔
줄리아 히벌린 지음, 유소영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오 수잔, 사랑하는 수잔
나의 맹세는 영원하리
흐르는 네 눈물은 내 키스로 닦으리
다시는 너를 아프게 하고 싶지 않아
하지만 네가 입을 열면,
리디아도
수잔으로 만들 수밖에.
블랙 아이드 수잔 p.203
흔히 볼 수 있는 노랑과 검정의 화려한 대비로 눈길을 사로잡는 블랙 아이드 수잔을 매개로 사건은 전개된다.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이어져온 불안감과 트라우마에서 벗어나고 싶은 테사는 혹시, 진범이 아닐지도 모르는 테렐 다시 굿윈의 사형집행을 얼마 앞둔 어느 날 블랙 아이드 수잔이라 불리는 사건을 다시 마주한다.
열여섯 어린 나이 블랙 아이드 수잔으로서의 테시와 그 또래의 아이를 키우고 있는 싱글맘 테사의 시선이 교차된다. 오랜 세월 연쇄살인의 현장에서 살아남은 수잔의 불안한 심리상태가 여과 없이 전달된다. 언제 죽임을 당했는지 모르는 수많은 뼈 조각들과 살아있는 듯한 젊은 여성의 시체와 함께 산 채로 묻힌 채 발견된다. 참혹한 현장에서 모든 기억을 잊은 채 유일한 생존자로 살아남게 된 운명을 과연 행운이라 여길 수 있을 것인가. 그날의 기억을 잊을 때 즈음이면 다시 나타나는 블랙 아이드 수잔. 그녀의 증언에 따라 연쇄살인범으로 지목된 테렐이 사형을 앞두고 있음에도 그녀는 살인범에 뒤쫓기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테렐의 사형이 임박한 어느 날, 그녀 앞에 다시 나타난 검은 눈을 가진 노란 꽃. 그녀는 아이를 지키기 위해 진범을 찾기에 이른다. 연쇄살인범과 함께 그녀 앞에서 사리진 생사를 알 수 없는 단짝 친구 리디아. 수잔들은 끊임없이 그녀에게 리디아에 대해 속삭인다. 리디아를 살인마로부터 지킬 수 있는 사람은 그녀밖에 없음을...
화려하게 펼쳐지는 블랙 아이드 수잔은 그녀의 잘못된 증언으로 무고한 사람을 범인으로 만들었다는 죄책감과 함께 평범한 일상을 지옥으로 몰아넣기에 충분하다. 모든 것이 두렵지만, 사랑스러운 딸을 지키고 무고한 테렐을 사형으로부터 구제하기 위해 그녀가 나서야 한다. 테렐의 사형집행이 코앞에 다가왔음에도 연쇄살인범에 대한 증거를 찾을 수 없고, 그녀의 증언으로 일생을 감옥에서 보냈을 뿐만아니라 이제 곧 사형을 앞두고 있지만 그녀를 원망하지 않는다. 아니, 그녀에게 자신을 잊으라고 다독인다. 그녀로 인해 연쇄살인범이 되었지만 남겨질 그녀를 걱정하는 선한사람이다. 테렐을 마주한 그녀의 죄책감은 커져만 간다. 운이 좋았던 단 한명의 수잔은 과연 그를 살릴 수 있을 것인가!
긴박한 긴장감을 지닌 스릴러는 아니지만 마지막까지 알 수 없는 예상치 못한 반전을 품고 있다. 그 어느 누구라도 극복하기 어려운 사건의 한 가운데 던져진 한 여인의 안타까운 일상이 무심한듯 영역을 넓혀가는 블랙 아이드 수잔이, 마치 한사람의 인생을 잠식해가 듯 얽혀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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