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나의 도시를 앨리스처럼 1~2 - 전2권
네빌 슈트 지음, 정유선 옮김 / 레인보우퍼블릭북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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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하고 싶은 게 바로 그게예요. 이 도시를 앨리스처럼 만드는 거요." (2권 250p)


약간은 허영기를 담은 도시 로맨스를 상상하고 책장을 편 나에게 진취적인 여성의 색다른 성공 스토리를 전한다. '나의 도시를 앨리스처럼!' 내가 머무는 곳의 척박함을 탓하지 않고 그곳을 꿈과 환상을 가득 담은 그곳 '앨리스'처럼 만들겠다는 그녀의 의지를 함축해 놓은 문장이다. 간질간질 설레는 로맨스는 아니지만, 그녀만의 방법으로 찾아가는 꿈과 사랑을 함께 할 수 있다.


진 패짓은 팩&레비의 속기사로 일하고 있다. 속기사로서의 일상에 만족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항상 마음 한편이 허하다. 그러던 중 그녀는 얼굴도 모르는 외삼촌으로부터 거액의 유산이 상속되었다는 연락을 받게 된다. 무료한 일상의 엄청난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행운인지 불행인지, 당시의 여성에 대한 편견 탓에 막대한 유산은 진에게 바로 전달되지 못하고 진이 35세가 되는 날까지 신탁관리인 노엘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이름도 모르는 외삼촌의 유산을 앞에 두고 마주한 진과 노엘, 전쟁 속에서 죽어간 오빠의 죽음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며, 그녀를 위해 편안하게 생을 마감했음을 전하는 노엘에게 담담하게 포로가 겪을 수밖에 없었던 죽음의 과정을 이야기하는 진을 마주하며 노엘은 그녀가 평범한 영국 아가씨가 아님을 알게 된다. 전쟁 속에서의 그녀의 삶을 알아가며 단순한 신탁관리인으로서가 아니라 진을 따뜻하게 보듬어 주고 싶어지는 노엘은 그녀를 진심으로 돕기에 이른다.


제2차 세계대전 중 일본군의 포로가 되었던 진은 척박한 포로의 상황을 포기하지 않는 강인한 모습을 보인다. 한마을에 살던 몇몇의 가족이 포로가 되어 가족의 지주 역할을 하던 남자들과 분리되어 아이들과 여자들만 남은 상황을 받아들일 뿐만 아니라, 그 어려운 상황에서 삶을 이어가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 진의 노력을 이해하고 받아 주었던 말레이의 이웃들을 잊지 못했던 진은 여전히 척박한 삶은 이어가고 있는 그곳에 작지만 그녀의 힘을 보태기로 한다.


지구의 반을 돌아 말레이에 도착한 그녀는 그들의 삶 속에 조용히 활기를 불어 넣어주고, 그녀의 무기력한 삶의 이유였던 한 남자에 대한 충격적인 소식인 듣게 된다. 같은 포로라는 이유만으로 자신을 돌보지 않은 채 그녀들을 돕다가 죽은 줄만 알았던 호주의 목동 조 하먼이 살아있다는 소식이다. 다시금 가슴이 두근거리는 진. 그녀는 어쩔 수 없이 잊으려고 했던 그를 찾아 나서고,,, 이어질 듯 이어질 듯 어어지지 않는 그들의 모습에 안타까움이 늘어간다.


우여곡절 끝에 재회한 진과 조는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척박한 호주 아웃백의 삶이 그녀의 행복을 무너뜨릴 것을 염려한 조는 그녀는 위해 그의 행복을 내어놓으려고 한다. 조의 행복한 삶도 자신의 행복한 삶도 포기할 수 없었던 씩씩한 영국 아가씨 진은 허허벌판 같은 호주의 아웃백을 달콤한 로맨스가 이어지는 도시 앨리스처럼 만들어가는 여정을 시작하게 된다.


포로수용소에 갇힌 사람들보다 더 힘든 포로의 생활을 이어갔던 그녀들이 - 비록 일부지만 -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도, 척박한 말레이의 한 마을이 새로운 시작을 맞게 된 것도, 호주의 순박한 목동이 자신의 행복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도 진이 긍정에너지가 아니었을까 싶다.


전쟁속의 일본의 무책임함에 대해 다시 한번 울분을 토하기도 했지만, 진과 조의 잔잔하지만 서로를 이해하는 사랑과 진과 노엘의 따뜻한 만남으로 에너지가 채워져가는 책읽기 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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