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도 확률로 설명할 수 있을까? 이제는 사랑이라는 단어의 간질간질함도 잊었지만, 상큼발랄한 20대 청년들의 사랑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니 그때 그시절 간질간질한 설레임이 다시 떠오른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풋풋한 그시절의 나로 돌아가고 싶다고 하면 주책일까 싶다.어느날 덜컥 어른이 되어 버린 그들이 서툴지만 사랑을 찾아가는 한발한발이 귀엽다. 엄마가 하라는 데로 눈멀고 귀먼채로 20여년을 마리오네트처럼 살고 있다가 스스로가 모든 것을 결정해야하는 성년이 되는 순간 마치 바보가 되어버린 것처럼 무기력하게 살아간다.민혁 또한 지금까지 공부만하고 살아왔다. 히키코모리를 연상시킬 정도로 집과 도서관만을 오가며, 쉬는 시간은 오로지 정답을 가지고 있는 수학문제를 푸는 것에만 집착한다. 민혁의 엄마는 착하게 공부만 하던 민혁이 어른이 되어서도 공부만 하고 것이 걱정되기 시작하고... 최후의 방법으로 휴학과 금전적 미지원을 처방한다. 그리고, 민혁을 세상밖으로 꺼내줄 인도자로 사촌누나를 옆에 두고 민혁이 알을 깨는 일을 돕는다.우리집에도 미친듯이 게임만 하고 있는 히키코모리가 한분 계신다. 친구들도 만나고 여친도 좀 만들라고 구박해조 굳굳하게 버틴다. 친구들을 만나면 어차피 피씨방으로 직행하니 온라인 게임이면 충분하고, 공대 아름이는 키도 작고 돈도 많지 않은 자기에게는 관심이 없다며 지금 이대로의 삶이 좋단다. 심지어 죽을 때까지 엄마옆에 착 붙어서 살겠다는 끔찍한 말도 서슴없이 하곤 한다. 내가 민혁의 모습을 예사롭게 보지 못하는 이유다.강렬한 붉은 머리의 아가씨가 지긋이 내려다보며 나른한 듯 기지개를 켜고 있다. 로맨스 소설의 주인공이 왜 내가 아니냐며, 어디 한번 잘해보라는 듯 무심한 모습이라고나 할까. 그렇다. 보통의 로맨스 소설과 달리 특이하게도 주인공이 히키코모리 기질을 가진 20대 남자다. 세상과 단절된 민혁은 엄마와 누나의 노력으로 세상으로 나오기 시작하고 정답이 기다리고 있는 수학이 아닌 사랑을 시작한다. 데미안의 관심에서 출발한 민혁의 사랑이 정답을 찾을 수 있을까. 예고없이 찾아온 민혁의 사랑을 응원하며 책을 덮는다. 오랜만에 보는 수학공식에 당황하고, 겁나 작은 글씨에 또 한번 당황한 책읽기 였다.#이묵돌#피카#어떤사랑의확률#수학#책과콩나무#서퍙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