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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전쟁 (30만부 돌파 기념 특별 합본판)
김진명 지음 / 쌤앤파커스 / 2020년 8월
평점 :
Theory of everything ... 모든 것의 이론
우리는 늘 현실적이어야 한다. 하지만 가슴으로는 이룰 수 없는 꿈을 품어야 한다.
무거운 글을 즐기지 않는 탓에 선호하는 작가는 아니지만, 시대적 이슈를 담고 있는 글들은 끌리 듯 읽게 된다. 그래서인지 김진명 작가의 글을 읽고 나면 한동안 묵직한 여운을 느끼곤 한다. 미중전쟁 역시 북핵과 미중일한의 관계에 대한 무거운 주제를 신랄하게 파고든다.
미국, 중국, 일본 그리고 북한의 사이에 낀채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한국의 모습이 얼마전 개봉한 강철비2와 묘하게 닮아 있다. 한반도의 종전 선언문에 서명 조차 할 수 없는, 서슬픈 대한민국의 모습이 다시 한번 그려진다.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미국과 북한의 수장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묵묵히 자신의 목숨을 담보하는 대한민국의 대통령을 연기했던 정우성의 애잔함이 지금의 대한민국의 현실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어쩔 수 없는 우리들의 모습이 안타깝다.
미중전쟁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와 싸드에 이어진 팩트소설이다. 북핵을 둘러싼 일촉즉발의 한반도 정세를 적절한 픽션과 버무려 긴장감 있게 그려내고 있다. 픽션이지만 논픽션보다 더 소름끼치게 사실적이다. 한나라의 국운을 결정하는 전쟁 도발을 국가의 이익도 아닌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결정되어진다. 그조차 깊은 논의의 가운데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가벼운 티타임 속 수다속에서 결정되어지는 어이없는 모습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는 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다. 심지어 가족도 서슴없이 버릴 수 있는 이기적인 집단이다.
철저하게 계산적인, 한 나라의 수장이라기 보다는 장사꾼에 가깝다고 여겨지는(정치에 일도 관심없는 한 사람으로서 각종 뉴스들을 접하면서 느끼는 개인적인 생각이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후보시설 주장했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을 실현하기 위한 트럼프노믹스의 검은 이면을 쫓는다.
워싱턴 세계은행의 특별조사요원인 변호사 김인철의 공적자금의 부적절한 자금세탁을 추적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석연치 않은 흔적을 남기며 부풀려지고 있는 자금의 실소유주를 쫓던 인철은 충격적인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미국의 경제부활을 위해 중국을 쳐내기 위한 미끼가 되어버린 북핵. 서로를 견재하기 위한 명분을 만들기 위해 전쟁사냥꾼들은 고립된 북한을 도발한다. 그들의 영역은 철저하게 보호한 채 한반도를 미끼로 삼아 강해지기 위한 전쟁을 계획한다. 과연 인철은 마주하게된 충격적 진실로부터 한반도를 지켜낼 수 있을 것인가! 한반도를 구하기 위한 인철의 Theory of everything ... 모든 것의 이론 찾기가 시작된다.
"Theory of evertything이라... 미국도 만족시키고, 중국도 만족시키고, 친미 국민들도 만족시키고, 친중 국민들도 만족시키는 이론. 음, 거기에 하나 더 있어. 북한도 만족시켜야지." (p.288)
17년 출간이후 재출간의 이유가 이해되는, 픽션과 논픽션을 묘하게 넘나드는 김진명 작가만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