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빈번하게 회자되고 있는 주제어중 하나가 '90년생'이다. 나는 화제의 중심에 서 있는 90년생들과 여러면에서 맞닿아 있는 X세대다. 한마디로 '낀세대'다. 밖으로는 어느덧 직장에서는 중간관리자쯤의 위치에 있는 나이가 되어 해석하기 어려운 90년생들을 팀원으로 두고 있는 팀장이고, 안으로는 90년생의 끝자락에 태어난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다. 여러부분에 아주 긴밀하게 맞닿아 있지만 나는 여전히 그들이 어렵다. 팀원도 이해하고 싶고, 우리 아이들도 이해하고 싶은 마음에 90년생을 주제로 하는 책은 어지간하면 읽어보려고 노력한다. 우리 아이들을 포함한 그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또 노력해도 도대체가 이해가 되지 않는 집단이라서 말이다. 그들 또한 내가 이해가 되지 않겠지만 말이다.이번에 만난 책은 '90년생이 사무실에 들어오셨습니다'는 2011년 숭실대 경영학부 조교수 재직시절 부임 첫해에 밀레니얼 학생들의 강의평가에서 만점을 받고 베스트티처상을 수상한 이력의 코칭전문가 김현정작가의 글이다. 진심으로 그들을 이해하고 공감했으니 강의평가 만점의 결과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이미 읽었던 책들과는 다른 팁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읽기 시작한다."밀레니얼을 이해하고 이들과 일하는 법을 모색하며 세대 차이를 성장 에너지로 바꾸는 것은 지금 조직을 리드하는 40, 50대에게는 절체절명의 과제와도 같다."(p.11)부제처럼 나는 밀레니얼들이 어려운 X세대 팀장이다. 여전히 바쁜 와중에도 본인의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퇴근시간이 되기 무섭게 퇴근해버리는 그들이 이해되지 않고, '제 일이 아닌데요'라고 선을 그어버리는 그들의 태도가 못마땅하다. '사무실에 들어오셨습니다'라는 표현에서도 느낄 수 있는 것처럼 이런 불만은 비단 나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X세대를 풍족한 환경에서 어려움없이 성장했다고 서술하고 있으나, X세대 또한 나름의 고충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잦은 교육과정 개편과 급격한 시대적 변화를 겪었을 뿐만 아니라 IMF와 같은 굵직한 경제적 위기를 지나고, 희망퇴직과 같은 강제 퇴직을 당연히 여기는 세대다. 밀레니얼 보다는 좋은 여건이었을지 몰라도 나름의 고충은 충분히 겪은 세대라 생각한다. 그런데! 나름 어려운 시기를 지나 여유가 조금 생기기 시작하는 팀장쯤 되고 나니 수평적 구조를 중요하게 여기며 팀장에게도 팀원과 마찬가지의 업무가 부여되고, 팀원들은 정확한 R&R이 아니면 업무를 거부하기까지 한다. 낀세대의 한숨이 늘어나는 지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들과 잘 지내고 싶다. 그들을 이해하고 싶다.밀레니얼들의 성향에 대한 기술은 이미 접했던 다른 책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그들의 동기를 부여하기 위한 팀장의 전략에 대한 조언에서 많은 도움을 얻는다. 비록 건널 수 없는 강이 흐른다고 여겨지는 X세대와 Y세대지만 서로가 노력하다 보면 언젠가는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도 가져본다. 여전히 어려운 낀세대 X세대지만 하루라도 더 살아본 선배로 굴곡진 삶을 살아내고 있는 그들에게 기꺼이 먼저 따뜻한 손을 내밀어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