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봐도 연애소설
이기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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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봐도 별 볼 일 없는 사람들의 누가 뭐래도 특별한 사랑 이야기"

간질간질 질투 나는 사랑 이야기, 연애 이야기는 언제 읽어도, 언제 들어도 좋다. 함께 기분 좋아지고, 세상을 분홍분홍한 곳으로 만들 수 있는 힘이 있다. 항상 간질간질한 연애 이야기에 목말라 있는 탓에 시도 때도 없이, 짧은 글에도 긴 글에도 하트는 수줍게 등장하곤 한다. 학창 시절 교생쌤의 첫사랑에 집착하듯 가슴 따뜻해지는 주변의 연애 이야기를 쫓는다. 나한테 할 말 없어~~ 심쿵한 연애 이야기 좀 들려주지~~ 날씨도 좋은데 오늘도 우리의 특별한 사랑 이야기를 함께 나눠볼까 ^^

짧은 30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소설책이라기보다는 작가의 일상 에세이 같은 느낌을 준다. 무심한 듯 툭툭 던지는 짧은 연애소설들이 무겁지 않다. 마치 어제 겪었던 나의 연애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듯하다. 소설의 느낌보다 에세이의 느낌으로 다가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을까 싶다.

1+1에 집착하는 아가씨, 멋지고 당당한 모습이 아닌 추레한 모습으로 첫사랑을 재회한 살림하는 남자, 김밥 집을 하는 자신이 못내 아쉬워 좋아하는 사람에게 고백하지 못하는 김밥 집 총각, 발연기도 모자라 스스로 사내커플을 고백하는 신입사원 등 멀지 않은 곳에서 일어나는 잔잔한 사랑고백들이 이어진다. 두말하면 잔소리, 누가 봐도 연애소설이다.

우리는 늘 사랑에 굶주려 하면서도 사랑 표현에 인색하다. 이런 우리들에게 이기호 소설 누가 봐도 연애소설은 사랑, 연애에 대한 달콤함을 상기시켜준다. 아무도 모르지만 혼자 얼굴이 붉어지고, 가슴은 두근두근 그 사람만 보면 심쿵 하는 내 마음을 말이다. 짧은 글들은 찐한 감동 보다는 소소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연애라는 계곡의 흐르는 물에 발을 담그고 있는 기분이다. 조심스럽게 흘러넘치는 따뜻함이 내 곁을 흐르듯 지나간다.

화려한 무대가 준비되어 있지도 않고 멋들어진 대사가 들려오지도 않는 평범한 일상이지만, 보통의 사람의 어쩌면 내가 주인공일지도 모르는 사람냄새나는 특별한 사랑이야기를 들려주는 글이었다. 마지막 책장을 덮을 즈음에는 어딘가에서 잘 살고 있을 첫사랑이 아련하게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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