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를 합시다 새소설 6
배상민 지음 / 자음과모음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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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보통의 복수를 상상하다."

소심하지만 왠지 실현가능할 것 같은 일상의 복수를 꿈꾸고 실천에 옮긴다. 누구나 한번쯤 겪어봤음직한 부당한 대우를 참다 참다 지쳐서 소심하고 어설픈 복수를 계획하고, 그마저도 실천에 이르기까지는 결심과 포기를 반복한다. 아니 대부분의 일상의 복수가 실천까지 도달하지 못한다. 그렇게 복수를 하지 못하고 가슴속 응어리로 남는다. 왜? 소심한 복수를 꿈꾸게 하는 대상이 대부분 절대 복수를 할 수 없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화자 병진은 포털사이트 게시판을 관리하고 있다. 정상적인 게시판 관리자로 있으면 문제가 없겠지만, 회사의 수익과 연결되는 조회수를 높이기 위해 거짓게시물을 올리는 일을 서슴치 않고 있다. 화자 뿐만 아니라 같은 팀원 상희, 해용 또한 게시판 클릭수를 위해 원치않는 주작질을 이어가고 있다. 오랜시간 반복되는 거짓은 현실과 구분조차 되지 않고, 심지어 거짓된 사연이 게시판의 상위사연에 랭크되기라도 하면 기쁨을 느끼기까지 한다. 점점 거짓된 일상이 진실을 잠식한다.

위태위태한 주작질을 이어가던 병진은 잊고 싶은 과거의 악연을 만나게 되고 끊임없이 이어지는 괴롭힘을 벗어나고 싶다. 하소연이라도 하고 싶은 마음에 포털 게시판에 자신의 사연을 올리고 의문의 복수모임으로 부터 초대를 받게 된다. 함께 복수를 기획해보지 않겠냐는 제안과 함께,,, 그렇게 각자의 사연을 들고 온라인 채탱방에 모인 복수멤버들은 서로의 복수를 위해 복수방법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방장 앙칼은 그들에게 복수성공을 조건으로 파격적 인센티브를 제안한다. 응어리진 답답함과 파격적 인센티브를 위해 멤버들은 각자의 복수를 시행하기에 이르고 미련과 아쉬움을 남긴 복수를 이어간다. 병진 또한 과거의 악연을 극복하기 위한 복수를 성공하기에 이르고 마지막 멤버 방장 앙칼의 복수에 맞닥뜨린다. 그는 과연 마지막 멤버 앙칼의 복수를 도울 수 있을 것인가. 치밀하지 앟지만 치열한 일상의 복수는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찰리채플린이 말했어요. 인생은 가까이에서 보면 비극이고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고요. 레몬님은 당사자가 아니니까 코미디 같겠죠." (p.119)

일상에서 누구가 겪어 봤음직한 사건을 복수라는 소재를 통해 이어간다. 당하는 사람에게는 상처를 남길 수 있는 행동들을 무심코 저지르고 있는 일상에 대해 일갈하는 듯 하다. 뒤를 조심하라! 언제 어디서라도 무심코 저지른 행동들이 복수의 칼날이 되어 나의 등을 노리고 있을 지도 모른다. 가볍게 읽을 수 있지만, 다 읽고 난뒤 결코 가볍지 않은 여운이 남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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