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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 우리는 휴가를 떠나요! ㅣ 지양어린이의 세계 명작 그림책 68
샤를로트 벨리에르 지음, 이안 드 아스 그림, 이성엽 옮김 / 지양어린이 / 2020년 7월
평점 :
"오늘 밤, 우리는 휴가를 떠나요! 아주 멀리, 다른 나라로!"
코로나19라는 팬데믹이 오지 않았다면, 지금쯤 우리 가족은 여름휴가 계획에 설레고 있거나 이미 여름휴가지의 행복에 푹 빠져 있을 텐데. 보도 듣도 못한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에 발목이 잡혀서 가까운 공원 나들이 도 쉽지 않은 생활을 반년 이상 이어오고 있다. 여름휴가를 가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같지만 사람들이 북적이는 곳에 심지어 마스크를 쓰는 것도 여의치 않은 곳으로 떠나는 휴가 계획을 세우는 게 내키지 않는다. 그렇지만, 가족과 함께하는 여행을 손꼽아 기다리는 아이들의 기대를 무작정 저버릴 수도 없는지라 예년보다는 가벼운 여행 계획을 세우면서 아이와 함께 읽어보기로 한다.
창밖으로 달빛이 비쳐주는 풍경을 내다보고 있는 아이의 모습을 담은 표지가 귀엽다. 바다낚시를 위해 한밤중에 출발을 하곤 하는데 흡사 그때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가벼운 여행일지라도 어딘가로 출발한다는 설렘에 아이들은 쉽게 잠자리에 들지 못하고, 차에 타기 직전까지 눈을 부릅뜨고 있다가 차에 타면 어느샌가 깊은 잠에 빠져들곤 한다. 그리고는 여행지에 도착하는 순간 언제 꿈나라에 빠졌냐는 듯이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하고 나서는 모습이 사랑스럽다.
저자 샤를로드 발리에르는 프랑스어 교사로 특별한 모험 이야기에 관심이 많은 작가로 일러스트레이터인 남편 아인 드 아스와 함께 그림책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이들 부부는 거인 혹은 감정들의 믿기지 않는 모험으로 2019년 아동문학 멀티미디어 작가협회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동화책 삽화를 그린 아인 드 아스가 색과 빛을 다양하게 활용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을 증명하듯 한밤중에 설레는 여행길에 오르고 모험을 떠나고 싶은 아이들이 흥미를 풍성하게 채워줄 것 같은 일러들로 꽉 채워져 있다.
'오늘 밤, 우리는 휴가를 떠나요!'는 여느 집의 여행을 떠나기 전 설렘과 부산한 모습을 판타지스럽게 담아내고 있다. 휴가를 떠나기 전 아이와 함께 읽으며 뜰떠 있는 아이의 모습을 함께 이야기해본다면 아이와의 추억이 좀 더 깊어지지 않을까 싶다. 아이에게도 어른에게도 여행 가기 전날 밤의 설렘을 한껏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그림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