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범죄소설의 중심에 범죄자가 있는 것과 달리 트위스트는 피해자를 중심으로 피해자의 관점에서 써 내려간 범죄소설이다. 때문에 도입부에 화자의 시선을 따라가기가 조금은 난해한 느낌이다. 관성처럼 범죄자의 시선으로 보고자 한 탓인지도 모르겠다. 새로운 시선인 탓에 피해자가 감금상태에서 써 내려간 일기라는 것을 인식하기까지의 개인적으로 도입부가 살짝 혼란스러웠다.1998년 유럽을 떠들썩하게 했던 나타샤 감푸슈 실종사건에서 영감을 받아쓴 소설인 트위스트는 감금된 주인공 마디손을 주요 화자로 하여 힘없는 어린아이였음에도 감금에 대한 두려움에 굴하지 않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산자들의 세상으로 나가기 위한 치열한 여정을 보여준다. 마디손의 감금 일기와 아이가 살아있다고 믿는 엄마의 편지 그리고 그녀가 좋아했던 테니스 선생님 스타니슬라스의 개인적인 시선으로 하는 세 사람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이어진다. 마디손의 중학교 입학일, 비가 세차게 내리는 하굣길 마디손은 아기 고양이 래리가 기다리는 집으로 가기 위해 걸음을 서두르고 이런 그녀의 앞에 등장한 까만 볼보. 동물에 대한 측은지심이 유난했던 마디손은 고양이가 아프다는 말에 의심 없이 볼보에 오르고, 그녀의 인생을 잠식하는 악몽 같은 5년 '생각만 해도 주먹을 물어뜯고 싶어지는 까만 볼보의 날'이 시작된다.열 살부터 열여섯이 되기까지 5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납치범의 작은 지하창고에 갇혀 지내게 된다. 오랜 시간 마디손의 사랑을 얻기 위해 그녀를 스토킹하던 납치범은 그녀야 그를 납치하기에 이르고, 끊임없는 거짓말로 마디손을 길들이려고 하지만 그녀는 좁은 지하창고에서 일기를 쓰며 파렴치한 납치범 R을 피해 탈출을 꿈꾼다.그녀의 환심을 얻기 위해 끔찍하게도 아빠의 이름을 쓰고 있는 납치범을 비웃듯 'R'이라 칭하고, 그녀 자신을 '트위스트'라는 별명으로 부르며 타인에게 이야기하듯 일기를 써 내려간다. 그녀의 마음을 얻고 싶어 하는 R의 비위를 영리하게 맞춰가며 세상으로 돌아가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 열 살 남짓의 여자아이가 납치의 공포를 극복하고 좁은 지하창고에서 몸이 약해지지 않기 위해 밥을 먹고 운동을 하고 납치범 R을 졸라 백과사전을 받아내기까지의 마디손을 모습을 섬세하게 보여준다. 일련의 과정을 통해 어두운 지하창고에서 엄마가 기다리는 산자들의 세상으로 나오기 위해 노력하는 그녀의 모습이 대단하다는 말로밖에는 표현되지 않는다. 아직도 심심치 않게 일어나는 어린아이 납치, 유괴범죄에 대한 끔찍함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마디손은 R의 손에서 무사히 탈출할 수 있었지만 따뜻한 엄마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대다수 아이들에 대한 슬픔과 아이를 잃어버린 엄마의 절절함이 안타까워지는 책 읽기였다."난 이제 다시 없어지지 않아요. 돌아왔어요. 이제 떠나지 않아요. 그러니까 엄마 아빠도 주무셔도 돼요." (p.4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