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 - 기분 따라 행동하다 손해 보는 당신을 위한 심리 수업
레몬심리 지음, 박영란 옮김 / 갤리온 / 202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가 모두에게 사랑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에요. 모두가 당신을 좋아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세요." (p.95)

얼마 안 있으면 반백년 인생을 살아왔음에도 꾸역꾸역 나이만 먹는 건지 정신적으로 미숙한 탓에 개인적인 기분이 태도로 연결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날그날 기분에 따라 다른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특히, 내가 마음을 놓아도 되는 가족들을 대하는 모습이) 달라지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실제 우리 낭군님은 무슨 일인지도 모르고 이유 없는 나의 짜증을 오롯이 받아내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항상 후회하고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늘 같은 상황을 도돌이표가 있는 듯 반복하는 것을 보면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지 않고 짧은 반성과 후회만을 반복하고 있는 탓이 아닐까 싶다.

중국의 대표적인 심리 상담 플랫폼 레몬 심리의 상담사례를 기반으로 쓰인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라는 보통의 사람이 대인관계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사례를 중심으로 서술되어 있다. 심리 상담이라기보다는 편안한 마음으로 책을 읽어 내려갈 수 있는 것을 보면, 심리 상담 플랫폼 레몬 심리가 다양한 방법으로 심리 상담의 벽을 획기적으로 낮췄다는 평을 듣는 이유를 알 수 있을 듯하다. 왠지, 가볍게 친구에게 하소연하듯 속에 있는 말을 토해내고 나면 편해지는 느낌을 받는다고나 할까,,, 개인적으로는 어렵지 않게 읽히는 짧은 사례들과 한 줄 포인트가 마음에 쏙 든다.

자신의 기분에 대한 올바로 보기를 시작으로 나쁜 감정으로부터 나를 지킬 수 있는 방법까지 5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각의 장의 5~6개의 사례 소개와 함께 한 줄 point로 마무리하고 있다. 각 장마다 등장하는 해탈한 듯한 표정의 고양이를 보는 것도 또한 색다른 재미를 부여한다. 거창한 심리 상담보다는 공감할 수 있는 심리 상담이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온몸으로 알려준다고나 할까... 아무튼 고양이 덕분에 몰입감이 높아진다. 목차만 읽어도 마음이 치유되는 느낌이다.

1장  내 기분은 내 책임입니다~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

2장  다른 사람의 감정은 내 것이 아니다~ 내 기분까지 망치는 사람들과 거리 두는 방법

3장  재수 없는 날에 대처하는 방법! 기분을 내 편으로 만들면 인생이 달라진다

4장  기쁨도 슬픔도 생각보다 유효기간이 짧다! 우리가 감정에 대해 오해하는 것들

5장  불안, 질투, 후회~ 나쁜 감정으로부터 나를 지키는 연습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 목차 중

나는 주관적으로든 객관적으로든 굉장히 감정적인 사람이다. 표정에 속마음이 다 드러나는 탓에 기분을 감추고 말을 하다 보면 비틀어진 괴상한 표정이 나타나곤 한다. 어른스럽지 못한 태도임을 알고 있지만, 아직도 고치지 못하고 '거짓말을 못하는 사람이다'라는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 스스로의 기분을 제어하지 못하는 탓에 스스로를 지키지도 못하고 주변의 사람들까지 엉망으로 만드는 폭력을 저지르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기분이 안 좋은 이유를 가볍고 유쾌하게 설명한다. 먼저 스스로를 다독이고 챙기라는 조언이 아닐까 싶다. 밥 잘 먹고, 잠 잘 자고, 운동도 열심히 하고 그래도 기분이 좋아지지 않는다면 그때 기분이 안 좋은 이유를 다시 찾아보라고 말한다. 이유 없는 신경질은 초콜릿 한 조각으로 해결될 때도 많다고 말한다. 깊은 호흡과 함께 '참자'를 세 번 정도 구시렁거리고 나면 어지간한 일은 무사히 지나가는 걸 보면 정말 화를 내야 하는 일은 많지 않을 지도 모르겠다. 다만, 참는 것도 적당히 속으로 꿍꿍거리느라 화병이 생기지 않을 정도에서만 말이다.

"화가 나기 직전에 마음속으로 일시정지 버튼을 눌러라. 그리고 방금 일어난 일을 되새기며 화를 낼 만한 일인지를 따져보자. 정말 그렇게까지 화를 낼 일인가 스스로 몇 차례 물어보고 나면 대부분은 그렇게까지 화낼 일은 아니다." (p.49)

요즘은 '포기' 단계에 이르러 신경을 쓰지 않지만 한동안 미꾸라지 같은 팀원 덕분에 마음고생을 심하게 했었다. 하하 호호 웃으면서 탈 없이 일 잘하던 팀원들을 뺀질이로 만들어버리거나 열심히 일하는 팀원은 은근한 따돌림으로 편을 가르기까지 하는 만행을 서슴지 않는 탓에 하루하루가 바늘방석 같았다. 결국은 방출을 결정하고, 무관심으로 대하고 있지만 20년이 넘는 짧지 않은 직장 생활 중 최대의 고비로 기억에 남는다. 한번 눈밖에 두니, 평범한 행동조차 거슬려서 하루 종일 우울하기까지 했으니 말이다. 평소 직장 생활의 신조가 내가 데리고 살 것도 아닌데 어지간하면 참는다 였지만, 노력해도 거슬림이 해소되지 않는 사람을 너무 오래 붙잡고 있느라 너무나 고단한 시간이었다.

'기분 따라 행동하다 손해 보는 당신을 위한 심리 수업'

금방 잊어버리겠지만, 마지막 책장을 덮을 즈음에는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관계 속에서 겪을 수 있는 어려움들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여유로움이 생긴다. 마음이 단단해진다고나 할까. 가끔은 화를 참아야 할 때도 있고, 가면을 써야 할 때도 있겠지만 웃고 싶을 때 웃고, 울고 싶을 때 웃을 수 있는 내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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