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주관적으로든 객관적으로든 굉장히 감정적인 사람이다. 표정에 속마음이 다 드러나는 탓에 기분을 감추고 말을 하다 보면 비틀어진 괴상한 표정이 나타나곤 한다. 어른스럽지 못한 태도임을 알고 있지만, 아직도 고치지 못하고 '거짓말을 못하는 사람이다'라는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 스스로의 기분을 제어하지 못하는 탓에 스스로를 지키지도 못하고 주변의 사람들까지 엉망으로 만드는 폭력을 저지르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기분이 안 좋은 이유를 가볍고 유쾌하게 설명한다. 먼저 스스로를 다독이고 챙기라는 조언이 아닐까 싶다. 밥 잘 먹고, 잠 잘 자고, 운동도 열심히 하고 그래도 기분이 좋아지지 않는다면 그때 기분이 안 좋은 이유를 다시 찾아보라고 말한다. 이유 없는 신경질은 초콜릿 한 조각으로 해결될 때도 많다고 말한다. 깊은 호흡과 함께 '참자'를 세 번 정도 구시렁거리고 나면 어지간한 일은 무사히 지나가는 걸 보면 정말 화를 내야 하는 일은 많지 않을 지도 모르겠다. 다만, 참는 것도 적당히 속으로 꿍꿍거리느라 화병이 생기지 않을 정도에서만 말이다.
"화가 나기 직전에 마음속으로 일시정지 버튼을 눌러라. 그리고 방금 일어난 일을 되새기며 화를 낼 만한 일인지를 따져보자. 정말 그렇게까지 화를 낼 일인가 스스로 몇 차례 물어보고 나면 대부분은 그렇게까지 화낼 일은 아니다." (p.49)
요즘은 '포기' 단계에 이르러 신경을 쓰지 않지만 한동안 미꾸라지 같은 팀원 덕분에 마음고생을 심하게 했었다. 하하 호호 웃으면서 탈 없이 일 잘하던 팀원들을 뺀질이로 만들어버리거나 열심히 일하는 팀원은 은근한 따돌림으로 편을 가르기까지 하는 만행을 서슴지 않는 탓에 하루하루가 바늘방석 같았다. 결국은 방출을 결정하고, 무관심으로 대하고 있지만 20년이 넘는 짧지 않은 직장 생활 중 최대의 고비로 기억에 남는다. 한번 눈밖에 두니, 평범한 행동조차 거슬려서 하루 종일 우울하기까지 했으니 말이다. 평소 직장 생활의 신조가 내가 데리고 살 것도 아닌데 어지간하면 참는다 였지만, 노력해도 거슬림이 해소되지 않는 사람을 너무 오래 붙잡고 있느라 너무나 고단한 시간이었다.
'기분 따라 행동하다 손해 보는 당신을 위한 심리 수업'
금방 잊어버리겠지만, 마지막 책장을 덮을 즈음에는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관계 속에서 겪을 수 있는 어려움들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여유로움이 생긴다. 마음이 단단해진다고나 할까. 가끔은 화를 참아야 할 때도 있고, 가면을 써야 할 때도 있겠지만 웃고 싶을 때 웃고, 울고 싶을 때 웃을 수 있는 내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