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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원
존 마스 지음, 강동혁 옮김 / 다산책방 / 202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유전자로 완벽히 연결된 '단 한 사람' 지금 곁에 있는 사람이 바로 그 사람일까?
만약 이 세상 수많은 사람들 중에 운명의 끈으로 이어진 단 한 사람이 있다면, 나는 모든 것을 버리고 그 한 사람에게로 갈 수 있을 것인가. 운명의 이끌림을 믿어야 할 것인가. 월하노인이 묶어둔 붉은 실로 이어진 운명의 이끌림으로 서로에게 매치된 한 사람에게 속절없이 빨려 들어간다. 피할 수 없는 운명의 블랙 홀로 빨려 들어가는 것처럼 말이다.
유전자를 분석,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는 사람을 매치해 주는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서로의 반려를 찾아간다. 이미 결혼한 사람들 또한 배우자를 버리고 DNA 매치 프로그램이 찾아준 새로운 인연에게 서슴없이 가버리곤 한다. 영혼의 이끌림이라는 허울좋은 핑계와 함께 말이다. 당나라의 위고가 시장 상인의 세 살배기 어린아이가 붉은 실의 인연임을 알고 그녀를 해치고자 하였으나 운명이 돌고 돌아 그 인연으로 이어지는 것처럼 월하노인이 맺어준 운명의 붉은 실은 벗어날 수 없는 운명인 듯 묶여 있다.
이미 결혼을 했던, 흉악한 범죄자이건, 성소수자이건 DNA 매치 프로그램에 예외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일치하는 나와 매치가 있을 뿐이다. 이로 인해 많은 인연들이 서로가 매치가 아님을 알고 괴로워하기도 하고, 운명의 짝을 찾지 못해 가벼운 데이트 프로그램에서 헤어나지 못하기도 한다. 어디까지가 진실된 운명인지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제 모든 잘못과 이상한 습관에도 불구하고 저를 사랑해주며, 우리 앞길에 어떤 난관이 닥치든 항상 제 곁에 있어줄 운명의 상대를 만나고 싶었죠." (p.88)
지금 나의 손을 잡고 있는 그가, 그녀가 나의 운명일까? 그대로 믿고 싶지만, 확인하고 싶은 마음을 버릴 수없다. 운명으로 이어진 완벽한 나의 반려를 만나고 싶다. 그들은 이 한문장을 위해 악마에게 영혼이라도 팔아버릴 기세다.
"매칭되었습니다"
매치를 찾아 떠난 전 남편과의 사이에서 두 번의 유산을 겪고 자신의 운명의 짝을 만나 아이를 낳고 든든한 가정을 이루고 싶은 맨디와 매치가 이루어졌음에도 그녀에게 연락하지 않는 베일에 싸인 그녀의 매치 리처드, 성 크리스토퍼라 불리고 싶은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범 닉과 운명의 장난처럼 맺어진 매치 여경 엘리, 지구 반대편의 매치와 영혼의 교감을 느끼고 있는 제이드와 삶이 얼마 남지 않은 그녀의 매치 케빈 하지만 운명의 이끌림을 느낄 수 없는 두 남녀, 케빈의 삶이 다하기 전에 DNA 매치는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인가. 서로가 매치임을 확인하고 싶지만 결과가 두려웠던 닉과 샐리 그들은 무사히 결혼에 성공할 수 있을까. 그리고 마지막 DNA 매치 프로그램을 만든 성공한 CEO 엘리와 그녀의 매치일지도 모르는 팀...
DNA 매치 프로그램으로 운명을 찾았다고 믿는 이들 앞에 펼쳐지는 숨 막히는 반전! 각자의 시선으로 서술되는 다인칭 시점의 스토리는 팽팽한 긴장감을 부여한다. DNA 매치를 찾고 있지만 이들은 어쩌면 번개를 맞은 듯 마음이 움직이는 운명의 반쪽을 찾고 싶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매치를 기다리는 이유와 매치와의 절대적인 운명에 순응하는 다섯 쌍의 남녀가 펼치는 치열한 사랑은 한치의 틈도 허용하지 않는 몰입감을 선사한다. 2020년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제작될 예정이다. 드라마 또한 쫄깃한 긴장감을 선사하며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