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판본 작은 아씨들 (1868년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디자인 디럭스 벨벳 에디션) - 합본 더스토리 초판본 시리즈
루이자 메이 올콧 지음, 박지선 외 옮김 / 더스토리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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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작은 아씨들만큼 소녀소녀 한 감성을 한껏 끌어올리는 소설이 또 있을까... 다양한 출판 형태와 여러 가지 매체로 접하곤 하지만, 새로운 모습의 작은 아씨들을 만날 때마다 처음 만나는 것처럼 설렌다. 아마도 네 자매의 어린 시절부터 당당한 모습으로 홀로서기에 성공한 네 자매의 모습만으로도 만족감을 주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올해는 당당한 조가 더 없이 멋졌던 영화를 시작으로 다양한 표지디자인을 품은 작은 아씨들이 세상에 등장해 아줌마들의 가슴에 봄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번에 내 손에 도착한 '초판폰 작은 아씨들 디럭스 벨벳 에디션' 또한 그들중 하나다. 붉은 벨벳표지와 금장으로 고급스러움을 장착하고 나를 찾아왔다. 책장을 넘기기조차 아깝다. 1,2권 합본으로 천여페이지의 두꺼운 위용을 자랑하고 있지만, 천여페이지의 두께는 붉은 벨벳표지의 고급스러움을 한껏 더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영화 작은 아씨들의 조의 책을 재현한 모습이라고 해서 그런지 너~무 예쁘다! 책속 곳곳에 함께하고 있는 오리지널 일러는 초판본의 느낌을 훨씬 배가 시켜준다. 개성이 뚜렷한 네자매의 이야기는 새삼 다시 말 할 것도 없는지라 사심을 가득담아 책의 겉모습에 더 집중하게 된다.

두꺼운 책을 천천히 다시 읽기 시작한다. 어릴적 읽었던 짧은 동화와 얼마전 다시 봤던 영화를 생각하면서 오리지널 일러의 느낌도 짬짬이 느껴가면서 말이다. 이미 알고 있는 글을 복기하듯 읽는 시간은 새 책을 읽을 때보다 느긋해 진다고나 할까, 편안한 느낌을 주곤한다. 햇볓 따뜻한 나른한 오후 툇마루에 앉아 게으름을 피우는 느낌으로 책장을 넘겨나간다.

남북전쟁중이던 미국을 배경으로하는 네 자매의 이야기이다. 남북전쟁에 참전한 아버지, 아버지를 대신해 가족의 어려운 생활을 꾸려나가고 있는 네 자매의 엄마 마치부인, 마치부인의 강단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그레타거윅 감독의 영화 작은 아씨들의 조용하지만 대찬 느낌의 엄마 로라던이 떠오른다. 

각자의 개성이 너무나 뚜렷한 메그, 조, 베스, 에이미와 이웃의 부자 할아버지 로런스, 그리고 그의 손자 로리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약간의 허영기와 화려한 사교계에 동경을 품고 있는 사랑스러운 열여섯 첫째 딸 메그, 아들 같은 든든함으로 작가 루이자 메이 올콧을 투영하고 있다고 알려진 다혈질의 열다섯 작가 지망생 조, 마음이 따뜻하고 수줍고 소심한 열세살 베스 이웃집 할아버지 로런스에게 피아노를 선물받고 생애 전환기를 맞은 듯하지만 아쉽게도 성홍열에 걸려 조금 일찍 하늘의 별이 된다. 그리고 욕심많은 막내 열두살 에이미. 열여섯부터 열두살까지 하루도 조용할 날이 있을 수 없는 시끌벅적한 인적구성이다.

각기 다른 네 자매는 서로를 아끼며, 각자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한다. 비록 자신이 원하는 만큼, 원했던 그대로의 모습은 아닐지라도 행복한 인생을 꿈꾼다.

"내가 꿈꾸던 인생은 거의 이루어졌어. 처음에는 화려한 삶을 꿈꿨지만 마음속으로는 작은 집, 존과 사랑스러운 아이들만 있으면 된다는 것을 알았으니까. 이 모든 것을 가졌으니 하나님께 감사하지. 그래서 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자야." (p.983)

"아, 우리 딸들, 너희들은 앞으로 얼마나 살든 지금만큼만 행복하면 소원이 없겠다!." (p.986)

조금 두꺼워서 살짝 엄두가 안날지도 모르지만, 다 아는 이야기라 다시 읽는데 흥미를 느끼지 못할지도 모르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도전해보길 추천한다. 초판본의 매력에 푹 빠질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기다리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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