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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하루 한 권 책밥 독서법 - 매일 밥 먹듯 우리 아이 독서습관 만드는 법
전안나 지음 / 다산에듀 / 2020년 6월
평점 :
"어린이에게 절대로 많은 것을 가르치려고 해서는 안된다. 타고난 능력을 헤아려 200자를 배울 만한 아이에게는 100자만 가르쳐 더 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야 한다. 그러면 책읽기에 싫증을 느끼지 않고 스스로 깨달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p.326)
매일 밥 먹는 것처럼 책과 가까이하는 습관을 잡아줄 수 있다면, 엄마와 아이가 20여 년을 줄기차게 해야 하는 '공부해라'라는 줄다리기를 멈출 수도 있을 텐데. 어려운 책을 읽지만 않지만, 가벼운 소설에서부터 자기개발서까지 나 역시 책을 사랑하는 편이다. 한동안 종이책보다는 웹소설에 푹 빠져서 종이책에 소홀했던 적이 잠깐 있었지만 어릴 적부터 멍 때리고라도 글자를 읽는 것을 좋아했던 것 같다. 지금에서 생각해보면 어릴 적 우리 아빠는 여유 있는 시간을 우리와 충분히 놀아주셨고 우리가 아빠를 필요로 하지 않는 시간에는 신문을 비롯한 활자를 가까이하셨었던 기억이 있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 엄마는 충분한 책과 함께 책을 꼭 읽지 않고 가지고 놀아도 크게 야단치지 않는 대범한 모습을 보여주셨었다. 빈틈이 나는 시간을 참지 못하고 글자를 읽고 있는 걸 보면, 은연중에 나에게 제공되었던 독서환경이 자리 잡은 탓이 아닐까 싶다.
직장 생활에 대한 회의와 더 좋은 엄마가 되지 못한 워킹맘이었던 후회로 우울증을 겪던 중 1천 권의 독서를 통해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고, 1천 권 독서법이라는 책을 출판한 독서지도 전문가이다. 다른 사람에 비해 책을 많이 읽는다고 자부하지만 1년에 백 권을 넘기기 어려운데 1천 권의 독서량이면 1년에 백 권씩 10년의 시간 동안 읽어야 하는 어마어마한 양이다. 저자는 8년째 하루 한 권의 책 읽기를 실천하고 있다고 한다. 진심 존경스럽다. 저자의 조언처럼 아이에게 물려주는 책 읽는 습관이 그 어떤 유산보다 값진 유산이 아닐까 싶다.
초등 하루 한 권 책 밥 독서법은 잔소리하지 않고 웃으면서 아이의 독서습관을 만드는 방법을 단계별 7장으로 나눠 설명하고 있다. 부모의 욕심과 조바심으로 아이의 생기를 빼앗는 학원 가는 시간을 줄여 스스로 책을 읽을 수 있는 독서 환경을 만들고 엄마가 읽어주는 듣기 독서와 책으로 재미있게 놀게 해주는 놀이 독서를 시작으로 하는 기초 단계를 시작으로 아이가 스스로 책을 읽게 하는 방법을 나이와 매체별로 제안하고 있는 중급단계를 거쳐 읽은 책을 내 것으로 만드는 말 하기와 쓰기 독서의 고급 단계로 상세히 설명한다. 부록으로 제공된 몸으로, 머리로 하는 책놀이 50가지는 아이에게 책에 대한 거부감을 줄여주고 책을 좋아하게 하는 워밍업으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놀이들로 구성되어 있어 어렵지 않게 실전에 적용할 수 있다.
특히, 반복된 읽기 효과와 글씨기 능력을 향상시켜 줄 수 있는 '필사'는 나 역시 늘 도전과제로 삼고 있으면서도 실천하지 못하는 부분이다. 일번 책읽기를 계기로 나의 책밥을 위해 하루에 한문장씩이라도 필사노트에 적어봐야 겠다.
책을 읽다 보니 그 옛날 독서환경을 만들어 주고자 의도하시지는 않으셨겠지만 아빠의 책 읽기와 책을 놀잇감으로 주셨던 엄마의 행동이 나에게는 책밥이 되어 남아 있는 것 같다. 아쉽게도 아이에게 좋은 책읽는 모습을 많이 보여줘야 했던 시기에 인터넷 웹소설에 빠져서 책읽는 모습보다 컴퓨터와 핸드폰을 부여잡고 있는 모습만 보여준 나의 과거가, 부모님께 좋은 독서환경을 물려받고도 우리 아이들에게 다시 되물려 주지 못한 것이 많이 후회되는 시간이었다.
"하루 한 권 책밥 먹는 습관을 자녀에게 평생 유산으로 남겨주세요. 많이 읽어본 아이들이 잘 읽고, 더 많이 읽고, 좋은 채을 읽습니다." (p.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