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움받을까 봐 두렵나요?' 이 한 문장이 나의 인간관계를 대변하는 한 문장이 아닐까 싶다. 내키지 않은 친절을 베풀고, 미소를 보내면서도 마음 한편에 쌓아두고 있는 두려움을 나타내는 한 문장이다. 비단 나만의 사례가 아니라, 대부분을 차지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아닐까 한다. 지극히 사무적인 관계에서는 미움받을 용기를 내지 못하고 항상 좋은 사람의 허울을 쓰고 있다가 사무적인 관계에서 쌓아두었던 스트레스까지 담아서 마음이 편해지는 가족, 친구에게 폭발하듯 불편함을 쏟아내곤 한다.
좋은 사람이란 어떤 사람일까? 무던하다거나, Yes 맨이라거나 심지어 자기 일을 미뤄도 미안한 마음이 들지 않는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생각하는 좋은 사람의 범주가 아닐까 싶다. 단호하게 자기 의사를 말하거나, 지킬 수 없는 부탁을 칼같이 거절하는 사람들은 좋은 사람이 아니라 이기적이고 개인적인 심지어 사무적인 관계 이외에는 대다수가 관계를 맺고 싶어 하지 않는 미움 받는 사람들 그룹에 묶여버리곤 한다.
개인적인 성향에 따라 미움을 받는 것도, 사무적인 관계 이외의 관계가 없는 것에도 불편해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나의 경우는 두루두루 잘 지내는 것을 선호하는 탓에 누군가의 예외로 들어가는 것을 느끼는 순간, 모든 신경이 그쪽으로 쏠려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사람이 되고 만다. 완벽하게 좋은 사람도 아니면서 단호하지도 철벽을 치지도 못하는 그 어디쯤 어중간한 그래서 죽기 살기로 스스로만 들볶는 바보다. 때마침 이런 상황에 직면해서 괴로움을 겪고 있는 나에게 표지그림(꽃을 주는 고양이에게 앙칼진 얼굴로 어퍼컷을 날리는 고양이)이 오롯이 투영되서 헛웃음을 짓기도 했다.
능력도 없는 만능감에 시달리지 말고, 진심으로 내가 좋아하는 것에 만족하는 삶이야 말로 모두가 행복해지는 항상성이라는 조언이 너무나 좋았던 책읽기 였다. 내가 행복해야 삶이 즐거워지는 건데, 그깟 미움 좀 받으면 어떤가! 좋은 사람이 아니라 내가 행복한 사람으로 기쁘고 행복하게 살아야 겠다.
"진심으로 좋아하는 것을 골랐을 때 자신의 행복은 곧 모두의 행복이 됩니다. 즉, 자신이 행복할수록 주변 사람들도 점점 행복해지는 선순환이 발생합니다." (p.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