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컷 울고 나니 배고파졌어요 - 사는 게 버거운 당신에게 보내는 말
전대진 지음 / 넥서스BOOKS / 2020년 4월
평점 :
품절


코미디 같은 제목 때문에 눈길이 가던 책이다. 어릴적 우는 아이를 놀리곤 했던 라임같은 우스개 소리 '울다 웃으면 똥구멍에 털난다~' 가 떠오른다. 슬퍼서 울었든, 속상해서 울었든간에 속이 시원해질 정도로 울고나면, 나도 사람이니 배가 고파지는건 당연한 이치 아니겠는가 말이다. 세상을 다 잃은 듯 울다가 냉장고를 뒤적거리는 모습을 떠올리며 슬며시 혼자 킥킥거리게 된다. 배고픈건 당연한거지! 창피한게 아니다!

글이 참 담백하다. 무심하게 읍조리듯 건내는 말들이 지친마음을 위로해 준다. 충분히 잘 견디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행복하기만 하면 된다고 토닥여준다. 나라는 사람은 참 단순한가 보다. 누가 뭐라고 하는 것도 아닌데 혼자 지치고 힘들어 하다가도 그저 무심하게 건내는 책속의 한줄만으로도 위로가 되는 걸 보면말이다.

"너 하고 싶은 거 다해."

사람들이 왜 그렇게 그 말을 좋아할까.

현실 감각이 떨어져서 그럴까. 정신력이 약해서 일까? 그렇지 않다. 다들 잘 안다.

사람이 하고 싶은 걸 다 하면서 살 수는 없다는 걸 누구나 잘 안다.

알기 때문에 말이라도 그렇게 해주면 힘이 나는 거다. (p.35)

 

짧은 글을 읽다보면 어느새 편안함을 느끼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아닌것 같으면서도 많이 힘들었었나 보다. 인간관계에 지치고, 책임감에 지치고 삶에 치여서 나를 잃어버리고 있었나 보다. 누구나 실수하고 누구나 안풀리는 일이 있다며, 이럴때 그냥 실컷 울어버리고 다시 시작하라고 격려하는 말이 고맙다.

최고로 꼽는 작품이 어떤 작품이냐는 질문에 '다음 작품입니다.'라고 말하는 유명한 희극배우 '찰리 채플린'의 일화를 다루고 있다. 지금까지도 잘하고 있지만 앞으로의 나는 훨씬 더 잘할 수 있을 거라는 용기를 주는 일화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말로는 결과보다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하고 있지만,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과정보다는 결과에 따라 기쁨과 슬픔을 가른다. 오랜시간 힘들게 쌓아놓은 과정의 탑들을 한순간의 결과에 무의미하게 만들어버리곤 한다.

쉽사리 습관이 바뀌지는 않겠지만, 조금쯤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유유자적하는 삶을 살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은 밤이다.

있는 그대로를 사랑할 것.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유일'한 사람이기에

당신은 당신이란 이유 하나로 특별한 존재.

그 모습에 멈춰 있진 말 것.

'어제의 나'보다 나은 내가 되기 위한 노력을

멈추진 말자. 충분히 더 잘될 수 있으니까. (p.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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