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무민 가족과 큰 홍수 - 무민 골짜기, 시작하는 이야기 토베 얀손 무민 연작소설
토베 얀손 지음, 이유진 옮김 / 작가정신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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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유럽여행을 갔을 때, 동료들과 함께 갔던 약간 점잖은 여행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무민을 보고는 막무가내로 달려가서 사진을 찍었던 기억이 있을 만큼 앙증맞은 귀와 짧은 다리, 배불뚝이의 무민을 좋아한다. 그럼에도 안타깝게도 무민에 대한 책읽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저 귀엽고 예쁜 캐릭터로만 알고 있다가 책으로 만나니 느낌이 새롭다.

1945년에 태어나 올해로 무민이 태어난지 75년이나 되었다니 새삼 놀랍다. 심지어 가벼운 만화의 캐릭터인줄 알았었는데, 무민족이라는 소설속의 주인공이었다. 심지어 작가 토베 얀손이 풍자만화의 캐릭터 중 화난 캐릭터를 선택해서 무민이라는 이름을 붙여 등장시켰다고 한다. 그래서 인지 캐릭터가 다소 거친 느낌이다. 이렇게 귀엽고 사랑스러운 무민이 출발은 화난 캐릭터였다니! 무민을 좋아하기만 했지 모르는게 너무 많았던지라 또 어떤 새로운 사실이 등장할런지 시작부터 흥미롭다.

작은 무민 가족과 큰홍수는 해티피티와 훌쩍 떠나 버린 무민파파를 찾는 과정을 그린 무민마마와 무민에 대한 이야기로 무민 가족이 무민 골짝기에 정착하기까지의 과정을 담고 있는 소설로 1945년에 발표된 무민시리즈의 시작을 알리는 작품이다. 토베 얀손은 이 책에 이어 26녀에 걸쳐 여덟 편의 연작소설을 세상에 내놓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무민과 무민마마가 등불처럼 빛나는 커다란 꽃 한송이에 의지해서 숲속을 헤매는 것으로부터 시작되는 이야기는, 어두운 숲속에서 홀로 떨고 있는 작은 동물과 튜울립 요정 툴리파 등 다양한 인물들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일들로 이어진다. 투덜거리는 가여운 작은 동물을 모른척 할 수 없어 받아들이고, 왕뱀을 만나 생명의 위협을 느끼기고 하고, 배가 폭풍우에 난파되어 떠내려 가기도 하며 헤어나오기 어려운 단맛의 환각에 빠지기도 한다. 하지만 위기를 맞을 때마다 투율립 요청 툴리파의 도움을 받기도, 등대지기 소년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물론, 무민가족 역시 홍수에 떠내려가는 고양이 가족을 구하거나 안경을 잃고 어려움에 처한 대머리황새의 안경을 찾아주기도 하는 등 도움을 받기도 도움을 주기도 하면서 무민파파의 흔적을 쫓는다.

해티피티를 찾아 훌쩍 떠난 무민파파의 마음을 살짝 이해할 수 없지만, 비록 홍수에 떠내려 왔지만 가족이 다시 한자리에 모이고 무민파파가 가족을 위해 열심히 지은 집에서 행복한 결말을 맞는다. 고된 여행에서 만난 달콤한 유혹을 물리치는 무민마마의 용기가 없었다면 행복한 결말에 이르지 못했을 것이다. 무심한듯 무민을 돌보고, 작은 동물과 툴리파를 아끼는 무민마마의 푸근함이 믿음직 스럽다. 여하튼 무민의 세계에서도 엄마는 위대했다. ^^

"무척 친절한 말씀이시군요. 하지만 기분 나쁘게 받아들이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저희는 길을 계속 가야해요. 진짜 햇빛을 받는 집을 지을 작정이거든요." (p.31)

조금은 거칠게 그려진 삽화 덕분에 무민의 귀여움을 완벽하게 느낄 수 없지만, 초기 무민이 태어났을때의 분위기를 한껏 느낄 수 있다. 또한, 그림책인듯 아닌듯 짧은 동화처럼 이어지는 글이라 아이도 어른도 좋아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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