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처 몰랐던 내 아이 마음 처방전 - 몸과 마음이 크게 자라는 우리 아이 성장 수업
위영만 지음 / 더블북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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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내 아이인데 이렇게 모를까" 딱 나한테 하는 말이다.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힘들었던 일은 아이의 마음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다는 죄책감이었다. 지금은 어느정도 아이가 자라서 건강하고 비뚤어지지 않고 자란것만으로도 감사하고 있지만(아직 욕심을 완전히 버리지는 못한 엄마다) 아이가 한참 자라고 있을 때는 아이의 마음과는 별개로 엄마가 원하는 대로 움직이지 않는 아이에게 끊임없이 불평불만을 쏟아내곤 했다. 아이가 상처받고 있다는 생각은 저멀리 던져둔채 말이다.

편협한 지식으로 한의과라고 하면 아이의 성장이나 외과적 치료만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소아청소년 뇌신경질환 치료를 한의학적인 관점에서 서술하고 있는 책이라 새롭다. 외과적인 치료보다는 기의 순환을 다스려주고 마음을 달래주는 것만으로도 개선되는 아이들이 많은 걸 보면 아이들의 문제보다는 힘들다고 소리없이 아우성치고 있는 아이들을 엄마의 욕심으로 모른척하고 있었던건 아닌지하는 하는 마음에 안타깝다.

"아이가 달라졌다고 하기에 앞서 가끔은 그 원인을 부모에게서 찾아야 할 때도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아이만 치료해서는 소용없다고 말합니다. 달라진 아이 때문에 힘들어하는 부모도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아이에게 문제가 있다고 보는 부모 자신이 문제를 안고 있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p.8)

아이들의 문제적 행동 12가지에 대해서 다양한 상담사례와 함께 적용했던 치료법과 문제해결법을 조언한다. 생각보다 다양하게 다뤄진 임상케이스는 아이를 키우면서 빈번하게 겪었던 나의 경험에 적지않게 투영된다. 이런 문제가 있었을땐 아이에게 이런방법으로 다가갔으면 훨씬 좋았을텐데라는 뒤늦은 후회가 밀려온다.

격어봤음직한 다양한 사례들은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 참고하기 좋은 사례들로 구성되어 있다. 나 또한 아이가 어릴적 다른 아이들보다 오랜시간 함께 잠을 자려고 했던 기억이나, 학교에 가지 않으려고 고집을 부렸던 기억들과 사례들을 연결해 보면서 이럴땐 이렇게 해줬으면 아이가 덜 힘들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이가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이유를 헤아려주지 못한 아쉬운 엄마였다. 워킹맘이라는 핑계로 많이 안주지도 못하고 막무가내로 아이한테 강요했던 기억이 떠올라 아이에게 많이 미안해진다.

지금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상냥하고 착한 아들이지만, 아이가 사춘기였을 즈음에는 어떻게 반응해줘야 하는지를 모를 정도로 많이 힘들게 하곤 했다. 어쩌면 아이의 사춘기 폭주가 엄마의 잦은 스트레스와 무관심 때문이었을 지도 모르겠다. 왜 이유를 나에게서도 찾아보지 않고 아이에게서만 찾으려고 했는지 모르겠다. 아이의 우울증의 한 원인으로 언급된 부모의 기대와 욕심을 내려놓는 일은 해당 사례 뿐만아니라 모든 관계에서의 해법이 아닐까 싶다.

"사실 가장 중요한 첫 번째 솔루션은 엄마, 아빠가 아이에 대한 기대와 욕심을 좀 내려놓는 거예요." (p177)

책을 읽으면서 새로운 사례가 나올때마다 뜨끔뜨끔할 정도로 일상에서 흔하게 겪을 수 있는 사례들이다. 빈번하고 흔하게 겪는 사례들이지만 전문적인 지식없이 대응했던 상황들이 정리되면서 아이와의 관계개선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정보들이 포함되어 있다. 전문용어들이 포함되어 있어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었지만 아이의 심리적인 문제상황을 빨리 알아보고 도와줄 수 있는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유용한 정보들이었다. 오늘 저녁에는 퇴근해서 사랑을 가득 담은 따뜻한 밥과 아이가 좋아하는 반찬으로 행복한 저녁시간을 만들어 봐야겠다.

"아이에게는 사랑을 가득 담은 엄마표 집밥이 최고의 보약입니다." (p.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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