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우리 아이 절친 맺기 - 자존감이 높고 매사에 적극적인 아이로 키우는 독서 육아 비법
오애란 지음 / 대경북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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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빠는 나보다 핸드폰을 더 오래 만지면서 틈만 나면 나한테 핸드폰을 만지지 말라고 한다. 아빠는 우리 집에서 핸드폰을 제일 많이 보면서 나만 혼낸다. 그리고 아빠는 매일 유튜브 보고 레슬링 보고 하면서 나한테만 그런다. 내가 따지면 말조심하라고 하고 아빠가 짜증내서 나도 짜증내면 혼낸다. 정말 밉다." (p.157, 아이가 2019년 생각공책에 쓴 글중에서)

책과 아이를 절친으로 묶어주고 싶은 소망은 이 세상 모든 부모들의 소망이 아닐까 싶다. 아이가 다 자란 나 역시 아직 꼬꼬마인 조카를 위해 내가 우리 아이를 키우면서 실패한 경험담을 수시로 이야기하면서 이렇게 하면 실패한다는 이야기를 끊임없이 하고 있는 것을 보면 말이다. 아이의 잘못된 습관을 고민할때면 항상 듣는 말이있다. '평소 부모의 생활습관을 먼저 살펴봐라', '나쁜 아이는 없다, 나쁜 부모만 있을 뿐이다'... 뼈속 깊이 알고 있는 말이기도 하고, 절대 공감을 느끼는 말이기도 하지만, 실천과는 거리가 먼 말이기도 하다.

다른 사람들에 비해 책을 많이 읽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나 또한 피곤하다거나 당장 급하지 않다는 이유로 많은 시간을 책읽는데 할애하고 있지않다. 그나마 책읽는 시간도 아이가 나를 볼 수 있는 시간이 아니라 주로 출퇴근하는 시간의 지루함을 달래고자 읽는책이 대부분이 아이가 내가 책읽는 모습을 많이 볼 수는 없었다. 아이가 어느정도 자라서 손이 조금 덜가기 시작하고나서야 겨우 잠들기전 잠깐 소설책을 읽는 것이 전부였던지라 아이가 책에 대해 흥미를 느끼고 습관을 들일 수 있었던 결정적인 시기를 내가 만들어주지 못했다는 후회를 하곤 한다.

어릴적 우리 엄마는 당신이 어릴적 공부를 많이하지 못한 것에 대한 한을 풀듯이 형편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책을 사주셨던 기억이 있다. 뿐만 아니라 책을 읽으라고 강요하시기 보다는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게 그냥 두셨던것 같다. 부담없는 놀잇감으로 나의 주변을 채웠던 책 덕분이었는지 나는 책이 좋다. 지금와서 생각해보건데 엄마의 무심한 듯한 교육방법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효과가 아닌가 싶다. 엄마가 딱히 그런 의도를 갖고 있지 않으셨을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이 내가 스스로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생각할 줄 모르는 아이로 키우고 있는건 아닌지하는 두려움이다. 책속의 한문장처럼 우리아이들도 '엄마, 나 이제 뭐 해야 해?'를 입에 달고 산다. 훌쩍 커버린 지금까지도 주도적인 아이로 키우지 못하고, 엄마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수동적인 사람으로 키우고 있다는 엄마의 두려움을 아는 것처럼 종종 확인시켜 주곤 한다. 워킹맘이라는 어쩔 수 없는 이유와 다른 집 아이들에게 뒤쳐질까봐 두려운 엄마의 이기심의 결과가 아닐까 싶다. 이제와서 후회해도 소용없겠지만 지금부터라도 엄마의 생각은 잠시 접어두기로 한다.

"'생각없는 아이'가 아니라 아이의 '생각을 빼앗는 엄마'인 나 자신을 반성한다." (p.22)

아이들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와 아이들이 책을 읽게 하기 위해서 부모가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득력있게 서술되어 있어서 좋았다. 특히, 마지막 5장의 함께 써 볼까요에서 제시된 다양한 독후활동 방법은 부모와 아이가 쉽게 적용해 볼 수 있도록 방법과 사례들이 수록되어 있어 활용하기 좋을 것 같다. 무작정 읽고 독후감을 쓰라고 강요하는 방법으로 아이에게서 책읽는 기쁨을 빼앗는 것이 아니라 함께하는 독후활동으로 책읽는 기쁨과 일독일행할 수 있는 아이로 키울 수 있는 기쁨도 줄 것 같은 방법이었다. 조금일찍 아이와 함께 즐거운 책읽기를 할 수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지금이라도 나의 책읽기와 아이의 책읽기가 함께 즐거운 일이 될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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