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미 에브리싱
캐서린 아이작 지음, 노진선 옮김 / 마시멜로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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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을 준비하는 동안 사랑이 다시 찾아왔다!"

왠지 모르게 짠한 사랑이야기일 것 같다는 생각으로 책을 읽기 시작한다.

살아가는 동안 나의 모든 것이 되어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는 것만으로도 축복된 삶이라 여길 수 있으리라.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고난과 역경이 내 앞에 놓일지라도, 서로를 놓지 않을 수 있을 정도의 사랑은 어느 정도의 사랑을 말하는 것일까. 내가 지금 사랑하고 있는 사람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떠올려 본다. 나는 지금 나의 모든 것이 될 수 있는 사람을 사랑하고 있을까,,, 아니 어쩌면 나는 누군가의 모든 것이 될 수 있을 것 같은 사랑을 받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런 사랑이 쉽지는 않겠지만, 단 한사람을 만난것 만으로도 삶을 살아가는 이유를 얻게 될 것 같다.



제스는 젊은 시절, 캠퍼스의 풋풋한 사랑으로 얻게된 아들 윌리엄을 씩씩하게 홀로 키우고 있는 싱글맘이자 워킹맘이다. 윌리엄의 아빠인 애덤과 헤어진 후 부모님과 함께 소소한 행복을 느끼며 윌리엄을 키우고 있다. 행복한 일상을 시기하듯 제스의 기둥과 같던 엄마에게 현대의학으로 치유할 수 없는 유전병이 나타나 제스의 일상을 소용돌이안으로 끌고들어간다.

운명의 장난처럼 반반의 확률로 유전될 수 있는 돌연변이 유전인자가 제스에게도 유전되고, 제스는 엄마가 점점 나빠지는 모습을 보며 미래의 자신의 모습을 악몽처럼 떠올리게 된다. 그러는 한편 자신의 유전인자가 윌리엄에게 유전될 수도 있다는 사실에 극도로 초초한 생활을 이어간다. 엄마는 불안해 하는 제스에게 아프지만 행복할 수 있었던 자신의 삶을 전하며 최선을 다해 후회없이 살 것을 조언한다.

"널 위해 이런 순간을 가능한 한 많이 만들렴, 제스. 사는 게 힘들때는, 누구나 그렇겠지만, 너 자신을 위해 꼭 해야 할 일이 있어. 바로 후회없이 사는 거야. (중략) 하지만 넌 오늘과 내가 지금 하는 말을 기억해야 해. 내 병세가 얼마나 악화되든, 네게 무슨 일이 일어나든 네겐 아직 살아갈 날이 많아. 그걸 기억하렴, 제스. 원하는 게 있으면 가져. 무작정 해" (p.392)



엄마 모습과 자신에게 시시각각 다가오고 미래를 두려워하고 있는 제스에게, 엄마는 마지막 유언처럼 윌리엄과 애덤의 관계를 위해 아이와 아빠가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기를 부탁한다. 엄마의 소원을 핑계로 제스는 훗날 자신의 부재를 준비하기 위해 여행을 준비한다. 엄마에 대한 걱정으로 떨어지지 않는 발길을 뒤로한채, 애덤이 운영하고 있는 파리의 호텔로 5주간의 휴가를 떠난다.

애덤과 윌리엄의 관계 개선을 위한 5주간의 여행은 그동안 무심했던 부자사이의 시간을 빠르게 매워주고, 애덤과 윌리엄은 혈육의 끈끈한 정을 느끼며 서로에게 꼭 필요한 존재가 되어간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이지만 아이를 두고 떠나게 될지도 모른다는 기약없는 아픔을 느끼는 마음과 함께 어쩌면 어쩔 수 없는 유전인자가 윌리엄에게 전해졌을까봐 전전긍긍하는 제스의 모습이,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의 마음으로 가슴 시리게 다가온다.



제스는 엄마가 나빠지는 모습을 슬퍼하면서도 묵묵히 지키고 엄마의 곁을 지키고 있는 아빠의 모습에서 진정한 사랑을 느끼고, 치유할 수 없는 상황을 미리 알았더라도 변함없이 엄마를 사랑할 수 밖에 없었을 거라는 아빠의 말에 제스의 마음이 점점 열리고 안개가 걷히 듯 오해가 풀리고 이어지는 로맨스. 가슴시리게 아프기만 할 것 같았던 제스가 지금의 사랑을 기억하며, 후회없이 행복을 찾아 한발 한발 앞으로 나아가게 된다

"제스, 누군가를 사랑하면 말이다. 절대 그런 일로 사랑하는 사람 곁을 떠나진 않아. (중략) 난 그때보다 지금 더 엄마를 사랑한단다." (p.255)



엄마의 사랑, 남녀의 사랑 그리고 자신에 대한 사랑을 한꺼번에 느낄 수 있는 글이다. 사랑에 둘러싸여 있으면 아무것도 겁낼 것이 없으리라! 두려움 없이 사랑하라! 파릇파릇 새싹이 돋아오르는 봄, 딱 읽기 좋은 따뜻한 로맨스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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